아프간戰 기밀 9만여건 폭로에 美 발칵

  • 동아일보

고발 사이트 위키리크스 공개
NYT-英가디언 등 대대적 보도
파키스탄, 탈레반과 뒷거래
민간인 희생자 은폐도 드러나
백악관 “국가안보 위협” 비난

국제적 고발전문 민간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25일 공개한 문건. 첫 번째는 F15 전투기가 통제를 벗어난 무인공격기 ‘리퍼’를 격추했다는 문서, 두 번째는 테러공격에 파키스탄 정보부가 관련돼 있다는 문서, 세 번째는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보다 더 부패하다고 지적한 문서, 네 번 째는 탈레반이 열 추적 미사일을 쓰고 있다는 문서다. 사진 출처 위키리크스
국제적 고발전문 민간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25일 공개한 문건. 첫 번째는 F15 전투기가 통제를 벗어난 무인공격기 ‘리퍼’를 격추했다는 문서, 두 번째는 테러공격에 파키스탄 정보부가 관련돼 있다는 문서, 세 번째는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보다 더 부패하다고 지적한 문서, 네 번 째는 탈레반이 열 추적 미사일을 쓰고 있다는 문서다. 사진 출처 위키리크스
“2006년 6월 19일 파키스탄 남부 퀘타에서 파키스탄 정보부(ISI) 인사들이 탈레반 핵심 지도자들과 만나 파키스탄과 접경한 칸다하르의 마루프를 공격할 것을 지시했다.”

미국으로부터 해마다 10억 달러의 군사지원금을 받은 파키스탄이 뒷전으로는 아프간 반군을 지원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온 파키스탄과 탈레반의 물밑 협력 거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 것이다.

25일(현지 시간) 미국 정부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비밀정보를 정기적으로 공개해온 위키리크스(www.wikileaks.org)는 아프간전쟁 관련 내부자의 제보라며 방대한 내용의 비밀 리포트를 공개했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과 영국 가디언, 독일의 슈피겔 등 3개사는 고발전문 사이트인 위키리크스가 입수한 9만2000건의 아프간전 관련 기밀을 이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공개자료에 따르면 미국과 동맹관계인 파키스탄은 미군에 맞서 싸울 반군 네트워크 조직을 위한 탈레반의 비밀회의에 파키스탄 정보부 관계자를 참석시켜 작전을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파키스탄은 아프간 반군과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게 비밀 전략회의에서 탈레반 대표를 직접 만나도록 허가하고 아프간 지도자 암살도 계획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파키스탄 정보부 부장을 지낸 하미드 굴 장군이 지난해 1월 남와지리스탄의 주도인 와나에서 알 카에다 세력으로 추정되는 고령의 아랍인사 3명과 아프간 반군사령관들을 만나 ‘작전계획’을 모의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와 함께 탈레반 요인 체포와 암살을 위한 비밀 부대조직인 ‘태스크포스 373’의 실체도 드러났다. 이 부대는 2000명 이상의 탈레반 및 알 카에다 요원의 명단이 적힌 블랙리스트를 갖고 재판 없이 반군요인을 체포하거나 사살하는 작전을 벌였다.

또 아프간전쟁에서 미군 주도 연합군에 희생된 민간인 사망사건은 144건으로 숨진 민간인은 최소 195명, 부상자는 최소 174명이라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군 기밀자료도 공개됐다.

자료 공개와 관련해 제임스 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과 동맹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고 국가안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Q] 위키리크스(Wikileaks.org)


고발전문 민간 사이트로 2006년 12월 설립됐다. 미군의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 운영세칙을 폭로하고 4월에는 미군의 아파치 헬기가 2007년 이라크에서 외국인 기자 등 민간인 12명을 사살하는 동영상을 공개해 파장을 일으켰다. 설립자는 호주의 언론인 겸 사회활동가인 줄리언 어샌지 씨(39). 12명의 풀타임 자원봉사자로 이뤄진 핵심그룹이 운영한다. 설립 목적은 정부와 기업의 비윤리적인 행위를 알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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