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개구리왕자’ 8년만에 진짜 왕자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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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니스 강사 출신 다니엘,
빅토리아공주와 열애끝에 결혼

“개구리 왕자, 공주의 키스를 받고 왕자가 되다.”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평범한 피트니스 강사 다니엘 베스틀링 씨(37)가 스웨덴 ‘왕위계승 서열 1위’ 빅토리아 공주(32)와 8년간의 연애 끝에 19일 결혼에 골인한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5일 “그간 ‘개구리 왕자’란 별명으로 불렸던 베스틀링 씨가 이날 왕가 정통 결혼식과 함께 ‘다니엘 왕자’란 공식 직함을 수여받는다”고 전했다. 여러 위기와 부침을 겪었던 ‘공주와 농촌총각의 사랑’이 드디어 열매를 맺는 것.

빅토리아와 다니엘의 사랑은 2002년 만남부터 화제였다. 당시 우울증으로 ‘섭식장애(eating disorder)’를 앓던 공주는 스톡홀름의 한 체육관에서 우연히 베스틀링 씨와 마주친다. 더부룩한 머리에 청바지, 야구 모자를 눌러쓴 사내. 그러나 빅토리아 공주가 그 평범한 남성이 자신의 운명임을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둘의 연애가 알려지며 왕실은 난리가 났다. 여왕이 될 공주와 시골 우편집배원 아들은 차이가 나도 너무 났다. 특히 다니엘의 구수한 사투리와 잦은 예절 실수는 스웨덴 귀족과 언론의 놀림감이 됐다. 심지어 공주의 아버지인 칼 구스타프 16세는 공식적으로 그들의 결합을 반대했다.

하지만 빅토리아의 마음은 확고했다. “왕위보다 그를 사랑한다”고 천명했다. 그리고 곧장 개구리왕자를 ‘진짜 왕자 만들기’에 들어갔다. 왕실 교육관과 홍보회사까지 동원해 그를 변신시켰다. 동생 칼 필리프 왕자와 마델레이네 공주가 연애 구설수에 오르는 동안 이들은 환경운동 등을 펼치며 성실한 모습을 보인 점도 민심을 얻었다.

스웨덴 저널리스트 스턴 헤드만 씨는 “다니엘은 이제 4개 국어에 능통하고 정장이 잘 어울리는 매끈한 귀족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는 “지금도 곰과 늑대가 출몰하는 벽촌 출신 왕자의 러브스토리는 스톡홀름을 ‘아름다운 동화가 이뤄지는 땅’으로 새롭게 바꿔놓았다”고 평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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