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미군 수, 이라크 미군 첫 추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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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새 3배 늘어 9만4000명
이라크 주둔軍보다 2000명 많아

아프가니스탄에 배치된 미군 수가 이라크 주둔 미군 수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미국 국방부는 22일 현재 아프간 주둔 미군 병력이 9만4000여 명으로 이라크 주둔 미군(약 9만2000명)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고 AP통신을 비롯한 외신이 이날 전했다.

외신은 이 같은 주둔 병력 수의 역전은 미국 대외정책에서 이라크전쟁보다 아프가니스탄전쟁의 중요성을 더 강조해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지난해 1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했을 때 아프간 주둔 미군 수는 3만 명을 약간 넘는 수준이었다. 이후 1년 4개월 동안 주둔 병력이 3배로 늘어난 것이다.

미 국방부는 2003년 3월 이라크전쟁 발발 이래 미군 병력을 점진적으로 철수시켜 왔으며, 전투 병력은 올해 8월 31일까지 모두 철수시킨다는 계획 아래 철수를 진행 중이다. 계획대로 철수가 이뤄지면 9월부터는 이라크 정부군 훈련 및 교육, 남은 미군기지 관리를 맡는 병력 5만 명만 남게 된다. 이라크에서의 완전 철수는 2011년까지다. 이라크전이 절정에 이르렀던 2006∼2007년에는 미군 13만∼17만2000여 명이 배치됐었다.

반면 아프가니스탄에는 올해 여름까지 약 9만8000명이 주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미군 3만 명 증파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돼 대부분 병력이 이미 아프간 배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백악관은 아프간에 이보다 더 많은 병력을 배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이 2011년 7월부터 아프간 주둔 미군의 순차 철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병력 증강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아프간 주둔 미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국제안보지원군(ISAF) 소속 약 6만2000명과 독자적으로 ‘자유수호작전’을 펼치고 있는 미군 3만200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미 정부가 투입하는 전비(戰費)는 올해 2월 아프간전이 67억 달러로 이라크전의 55억 달러를 추월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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