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맞바람’루머에 ‘사법 맞불’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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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소문 진원지 색출” 정보기관 전문가 전격 투입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근거 없는 인터넷 루머에 본때를 보여줄 모양이다. 프랑스판 국가정보국(CIA)인 내무부 정보기관(DCRI)의 스파이 잡는 전문가들이 사르코지 부부 맞바람 소문의 진원지를 찾는 데 전격 투입됐다. 베르나르 스카르시니 DCRI 국장은 7일 “프랑스 경찰청에서 임무를 부여받았으며 수사판사가 사건을 넘겨받기 전까지 계속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르코지 부부의 맞바람 소문은 프랑스 일요신문 ‘르 주르날 뒤 디망슈(JDD)’의 웹사이트에 처음 실린 뒤 블로거 사이에 소문이 퍼졌다가 정작 프랑스 언론이 아니라 선정적인 영국 언론이 대서특필하면서 큰 뉴스가 됐다.

JDD는 이 소문의 진위도 확인하지 않은 채 블로그에 올린 웹사이트 담당 자회사의 사장과 직원 등 2명을 해고하고 경찰에 정식으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JDD는 블로그에 올려진 내용을 신문에 게재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프랑스에서는 인터넷에 의도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올리는 것 자체가 형사처벌 대상이다. 이 소문은 지난달 9일 밤 JDD 웹사이트에 게시됐지만 곧바로 편집책임자가 이를 알아채고 삭제했다.

당시 인터넷과 일부 언론에서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근거 없는 또 다른 소문이 나돌았다. 맞바람 소문의 근원지가 이혼한 사르코지 대통령을 두고 한때 카를라 브루니와 연적(戀敵)이었던 라시다 다티 전 법무장관이라는 소문이다. 다티 전 장관은 사법개혁에 대한 사르코지 대통령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지난해 6월 단행된 개각에서 밀려나 유럽의회 의원으로 좌천됐다. 다티 의원은 최근 집권 여당의 지방선거 패배를 비판했다가 승용차 및 경호서비스 등 전직 장관에 대한 예우를 모두 박탈당했는데,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은 “다티가 루머의 출처로 의심을 받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고 전했다. 이에 다티 의원은 성명을 내고 “나는 이 소문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연루설을 보도한 언론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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