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김계관 비자 계속 연기… 방미 무산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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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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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회담 성사된 듯 선전… 美, 北 태도 못 마땅히 여겨”

미국 학계의 초청으로 추진되고 있는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사진)의 미국 방문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김 부상은 이미 지난달 외교경로를 통해 미국 방문비자를 신청했지만 미 국무부 측은 비자 발급을 계속 미루고 있다.

국무부 내부 사정에 정통한 외교소식통은 17일 “미국은 북한이 이번 민간 차원의 방북 초청을 6자회담 재개 전 북-미 양자회담 성사로 선전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다”며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확약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비자를 내주지 않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내부적으로 김 부상의 비자 발급과 관련한 논란이 있었지만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조치는 고사하고 6자회담 복귀조차 미루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전술에 말려들 필요가 없다는 잠정결론에 이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은 김 부상의 방미를 계기로 북-미 관계가 확실히 대화의 기조로 접어들었음을 국제사회에 알리는 기회로 삼겠다는 계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김 부상이 방미기간 중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성 김 6자회담 미국대표 등 6자회담 라인은 물론이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비롯한 거물급 정치인들과의 면담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 간의 팽팽한 신경전 속에 김 부상의 미국 방문이 아예 무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으로서는 6자회담 재개 직전에 중국 베이징(北京) 또는 싱가포르 등 제3국에서 북-미 추가접촉을 가질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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