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前 대선후보 폰세카 전격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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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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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총장때 쿠데타 모의혐의

타밀반군(LTTE)과의 내전을 종식시킨 ‘전쟁영웅’이자 지난달 26일 스리랑카 대통령선거에서 마힌다 라자팍세 현 대통령과 접전을 벌였던 사라스 폰세카 야당 후보(사진)가 쿠데타 혐의로 8일 군 당국에 체포됐다.

대선을 둘러싼 부정선거 시비가 일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신망이 두터운 폰세카 후보가 전격 체포됨에 따라 지난해 내전 종식 이후 안정을 되찾아 가던 스리랑카 정국이 다시 큰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는 오랜 내전 상황에서 벗어난 스리랑카가 정치적 복수 및 독재정치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군 헌병대는 8일 밤 폰세카 후보의 선거사무실로 찾아가 야당 의원들과 다가올 총선 대책을 논의하고 있던 폰세카 후보를 연행했다. 육군참모총장으로서 내전에서 정부군을 총지휘한 그는 지난해 11월 합참의장 자리를 마지막으로 전역했다. 익명의 군 관계자는 “폰세카 후보는 현역 군인 신분이 아니지만 전역일로부터 6개월까지는 군법이 적용될 수 있다”며 체포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폰세카 후보는 자신이 현재 민간인 신분임을 내세워 체포를 거부했으나 헌병 수십 명이 그의 손과 발을 붙잡고 억지로 끌고 나갔다고 AP는 전했다. 현장에 있던 마노 가네산 의원은 “그들은 폰세카 후보를 마치 개처럼 다뤘다”고 말했다.

케헬리야 람부크웰라 장관은 폰세카 후보의 체포에 대해 “그는 육참총장 재직 시 쿠데타를 모의하고 라자팍세 대통령에 대항하는 음모를 꾸민 혐의로 군사재판에 회부될 것”이라고 밝혔다. 루시엔 라자카루나나야케 정부 대변인은 “군법에 따라 체포됐을 뿐 이번 일은 선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스리랑카 정부는 지난주 폰세카 후보의 참모진 15명을 체포했으며 이달 초에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를 내세워 군 고위 장교 수십 명을 파면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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