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명 탄 에티오피아機 지중해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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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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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 - 폭우 원인 추정… 생존자 발견 못하고 시신 34구 인양

25일 오전(현지 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승객과 승무원 90명을 태운 에티오피아 여객기가 이륙한 지 몇 분 만에 바다로 추락했다. 가지 엘 아리디 레바논 공공업무·운송장관은 이날 “보잉 737-800 기종의 에티오피아항공 소속 여객기가 오전 2시 반 라피크하리리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직후 레바논 해안에서 약 3.5km 떨어진 지중해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여객기는 오전 2시 10분 베이루트를 떠나 오전 7시 50분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20분가량 늦게 출발했다.

미셸 술레이만 레바논 대통령은 “고통스럽고 비극적인 사고지만 ‘반칙 플레이’일 개연성은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며 테러 연계설을 배제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베이루트는 24일부터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줄곧 내렸으며, 레바논 일부 지역은 홍수를 겪고 있다. 한 공항 관계자는 “비행기가 갑작스러운 천둥 번개 직후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레바논 경찰과 유엔 평화유지군은 헬리콥터와 수색선을 동원해 생존자 및 기체 잔해를 찾고 있으나 날씨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AP통신은 “지금까지 시신 34구를 인양했으며 생존자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라피크하리리 공항에는 사고 소식을 들은 탑승자 가족들이 몰려와 통곡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BBC뉴스에 따르면 레바논에는 수천 명의 에티오피아 출신 가사도우미가 상주해 자국 경제에 이바지해 왔다. 정기 직항로가 운영된 것도 이 영향이 크다.

미국 CNN 등에 따르면 여객기엔 승객 83명과 승무원 7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 국적은 레바논 54명, 에티오피아 22명, 영국 2명이며 캐나다 러시아 프랑스 시리아 이라크 각 1명이다. AP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레바논 주재 프랑스대사관 관계자가 탑승했던 프랑스 여성이 대사 부인이라고 확인해줬다”고 보도했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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