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유럽-한국 이어 美서도 피소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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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C“독점적 지위로 경쟁 고의로 차단”
MS 소송이후 美 최대 반독점 사건 될듯

세계 최대의 컴퓨터 칩 제조회사인 인텔이 유럽과 한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불공정거래 혐의로 피소됐다. 이번 사건은 1998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대한 소송 이후 미국 내 최대 규모의 반독점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16일(현지 시간) 최근 10년간 우월적인 지위를 남용해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아 온 혐의로 인텔사를 행정법원에 제소했다. FTC는 지난해 6월부터 인텔의 거래 관행이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는지를 조사해 왔다.

리처드 파인스타인 FTC 경쟁국장은 이날 성명에서 “인텔이 자신의 독점적인 지위를 위협하는 경쟁을 고의로 차단했다”고 밝혔다. FTC에 따르면 인텔은 델과 HP, IBM 등 주요 컴퓨터 제조회사가 경쟁사의 칩을 사지 못하도록 ‘위협과 보상’을 실시해 왔다. 인텔은 현재 세계 개인용 컴퓨터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FTC는 이번 제소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컴퓨터 칩 가격을 조작하거나 끼워 파는 인텔의 행위를 금지할 계획이다.

인텔 측은 이에 대해 “FTC가 인텔의 혁신을 위축시켜 결과적으로 가격이 오르게 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행정법원의 판결은 내년 9월로 예정돼 있다.

앞서 인텔은 5월 13일 유럽연합(EU) 공정거래 정책 당국인 집행위원회로부터 불공정거래 혐의로 사상 최고액인 10억6000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또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6월 5일 인텔 본사와 아시아지역 총판인 인텔 세미컨덕터 리미티드, 인텔코리아에 대해 공정거래법상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혐의를 적용해 26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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