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는 살찐 고양이”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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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거액보너스 움직임에 직격탄

“한 줌밖에 안 되는 월가의 살찐 고양이들을 구출하려고 내가 대통령에 출마한 것은 아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국민 세금인 구제금융을 받고 살아난 월가 금융회사를 ‘살찐 고양이’라고 부르면서 연말에 또다시 거액의 보너스를 지급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정면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방송된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월가 은행들이 정부의 보너스 규제를 피하려고 서둘러 구제금융 자금을 되갚고 있다”면서 “국민들은 경제위기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이들은 수천만 달러의 보너스를 빼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수십 년 동안 금융위기를 초래한 장본인인 월가에 국민들이 왜 화가 나 있는지 이들은 아직도 모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월가 금융회사들은 금융규제를 피하기 위해 로비스트를 고용해 의회와 정부 당국을 상대로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고 로비 행태를 성토하기도 했다.

앞서 12일에는 주례 라디오연설과 인터넷연설을 통해 월가의 몰염치한 행태를 문제 삼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많은 국민들이 은행에서 앞 다퉈 돈을 빌려 분수에 넘는 집을 산 이유도 있지만 월가 금융인들이 보너스를 많이 챙기기 위해 위험한 파생상품에 도박 게임을 벌였기 때문에 우리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를 맞고 있다”며 경제위기 주범으로 월가를 꼽았다.

그는 또 “공화당 지도부는 지난주 100여 명의 로비스트를 모아놓고 의회의 금융개혁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배전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며 “로비스트들은 올해만 3억 달러를 금융개혁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쏟아부었다”고 공화당과 로비스트들을 싸잡아 비난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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