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단지? 알고보니 애물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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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9일 20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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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르코지 전격발탁 32세 흑인미녀 야드 장관
사사건건 정책비판… 인기 높아 퇴출도 어려워

그녀는 프랑스 정치권의 스타였다. 32세의 젊은 나이에 장관으로 전격 기용된 미녀의 흑인 여성이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나의 콘디 라이스(미국의 첫 여성 흑인 국무장관이었던 콘돌리자 라이스를 뜻함)"라고 부르며 총애했던 인물이다. 프랑스 정부의 인종 다양성과 여성 우대정책의 표본으로 거론되며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온 인물. 라마 야드 스포츠부 장관을 설명하는 표현들이다.

그랬던 야드 장관이 이제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눈 밖에 난 '미운오리 새끼'로 전락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이 18일 보도했다. 인권 담당 국무장관을 거쳐 현재 스포츠부 장관을 맡고 있는 야드 장관이 최근 프랑스 정부의 정책에 잇따라 반대하며 껄끄러운 비판을 내놓은 것이 문제가 됐다.

그는 사르코지 정부가 프로 선수들의 세금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을 내놓자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지난달 사르코지 대통령 아들의 특혜 족벌정치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장관들 중 유일하게 "국민들이 실제 오해할 소지가 있다"며 비판에 동참했다. 올해 6월 유럽의회 선거에 출마하라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권유를 단칼에 거절한 것도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 2007년에는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의 방문을 앞두고 사르코지 대통령이 양국 현안에 신경을 쓰고 있을 때 "카다피는 프랑스가 테러리스트인지도 모를 지도자의 범죄와 비를 씻어내는 곳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라"고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야드 장관의 이런 태도에 다른 동료 장관들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이들은 "야드 장관의 변덕스러운 태도 때문에 정부가 일치단결하는 화합의 자세를 보여주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나딘 모라노 가정담당 정무장관은 "그가 정부 정책에 동의 못하겠다면 입을 다물고 있거나 차라리 사임하는 것이 맞다"고 공개 압박했다. 정치권에서는 야드 장관이 내년 개각 때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엘리제궁을 제 집처럼 드나들며 괴짜 행보를 보이다 유럽의회로 사실상 쫓겨난 라시다 다티 법무장관의 뒤를 이어 정권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여성 장관의 대열에 동참하게 될 확률이 높다는 것.

하지만 야드 장관의 거침없는 발언이 여론의 지지를 얻고 있다는 점이 사르코지 정부에는 딜레마다. 대통령 아들의 족벌정치 논란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당당히 입을 여는 야드 장관의 거침없는 태도는 그를 현직 장관 중 인기 1순위로 올려놓은 상태.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는 사르코지 대통령으로서는 쉽게 버릴 수 없는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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