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이후 350만명 일자리 잃어… 잠 못 이루는 오바마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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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실업률이 지난달 10.2%로 급등하면서 버락 오마바 대통령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천문학적인 경기부양 자금을 쏟아부었는데도 정작 국민의 밥그릇은 챙기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이다.

사실 두 자릿수의 실업률은 26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미국 경제가 하강 국면에서 벗어났지만 과거 경제가 성장세로 돌아선 이후에도 실업률은 최소 6개월 정도 상승했다는 점에서 미국 정부도 내년 초까지는 실업률이 계속 오를 것으로 봤다.

다만 미국 정부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하게 실업률이 악화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될 것이라던 실업률의 두 자릿수 진입이 올해 10월로 몇 개월 앞당겨지면서 오바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

최근 뉴저지와 버지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한 것도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중립 성향의 유권자들이 민주당에 등을 돌린 것은 결국 일자리 창출에 실패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민주당과 백악관 내에서는 실업사태를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내년 중간선거도 참패가 불 보듯 뻔하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2007년 12월 이후 실직자 730만 명 가운데 절반가량인 350만 명이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일자리를 잃었다. 공화당은 “7870억 달러의 경기부양 자금을 쏟아붓고도 뭘 했느냐”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2차 경기부양책까지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 때문에 운신의 폭이 크지 않다. 특히 미국의 실업률은 앞으로도 수개월간 꾸준히 오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어서 오바마 대통령의 고민은 갈수록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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