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분기 GDP 3.5% 성장 ‘깜짝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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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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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기만에 플러스로 돌아서
실업사태에 소비심리 꽁꽁
더블딥 우려 목소리는 여전

미국 경제가 3분기(7∼9월) 3.5%의 성장률을 보이며 작년 2분기(4∼6월) 이후 5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하지만 대규모 실업사태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주택경기도 풀리지 않아 미국인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9일(현지 시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3분기에 소비지출 증가에 힘입어 3.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 예상치 3.2%를 웃도는 것이다.

특히 소비지출이 3.4%나 증가하며 GDP 상승을 견인했다. 소비지출은 2분기에는 0.9% 감소했었다. 중고차 현금보상제도 등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이 소비지출 증가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예상을 초과한 성장률에도 미국 경제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일부 경제전문가의 예상대로 미국 경제가 올해 하반기에 ‘반짝’ 성장세를 보이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더블딥’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미 상무부는 28일(현지 시간) 미국의 9월 신규주택 매매가 전년 동기 대비 3.6%(40만2000채)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시장 예상치 44만 채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실업률 상승과 더딘 경기회복으로 미국 가계의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주택 거래가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9월 신규주택거래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9.1% 떨어졌다.

소비심리도 악화되고 있다. 미국의 민간 경제조사 단체인 콘퍼런스보드가 27일 발표한 이달 소비자 신뢰지수는 47.7로 지난달의 53.4(수정치)보다 더 떨어졌다. 지난달에 이어 2개월째 악화된 것이다.

월가의 일부 대형은행을 제외하면 금융시장의 어려움도 계속되고 있다. 2차례나 미국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았던 소비자금융업체 GMAC는 또다시 정부에 구제금융을 요청했다. 25일에는 대형 상업용 부동산 대출업체인 캡마크파이낸셜그룹이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해 상업용 모기지 부실 사태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방 중소은행들의 파산도 잇따르고 있어 올 들어 문을 닫은 은행이 106개로 늘어났다.

미국인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 상황도 더욱 악화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NBC방송과 공동으로 실시한 10월 여론조사 결과에서 응답자의 58%가 “미국의 경제 하강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달의 52%보다 높아져 7월 수준으로 돌아간 것이다.

한편 미국경제의 플러스 성장 소식에 힘입어 29일 뉴욕증시는 상승세로 출발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3.96포인트 (0.55%)오른 9,816.65를 기록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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