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 옳고 그른 건 안다”

  • 입력 2009년 10월 5일 0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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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 옳고 그른 것을 알 수 있는 도덕적 능력을 갖고 있다고 미국의 저명한 진화 생물학자가 주장했다.

4일 뉴질랜드 언론에 따르면 동물학대 방지협회(SPCA) 회의 참석과 오클랜드 대학 강연을 위해 뉴질랜드를 방문하고 있는 마크 베코프 미 콜로라도 대학 명예 교수는 개들도 '도덕 지능'을 갖고 있어 옳고 그런 것을 분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람들처럼 친구를 사귀고, 원한을 품고, 당황해하거나 심지어 웃기까지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개와 늑대, 코요테 등 개과 동물의 심리상태와 행동을 연구해온 베코프 교수는 개와 야생 개과 동물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 그들이 도덕적 선택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물거나 쫓아내는 조정 행동은 그들의 사회적 규범에 따라 행해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들도 양심의 판단에 따라 옳은 일과 그른 일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베코프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도덕적 지능이란 동물들이 옳거나 그른 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며 "놀 때 다른 동물들을 세게 물거나 세차게 공격하는 게 잘못된 일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들은 놀이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자신들의 행동을 알맞게 맞추어나간다"면서 "이는 행동의 유연성으로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해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동물들이 도덕성을 보이는 데는 그럴만한 과학적 근거가 있다면서 "잘못 행동하다가는 야생에서 치르는 대가가 엄청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룹의 사회적 규범에 따르지 못하는 동물들은 통상 그 그룹을 떠나게 되고, 그렇게 됨으로써 죽을 가능성이 다른 동물들보다 4배나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리를 지어 사는 야생 늑대들도 공정한 룰이 없으면 그 그룹이 쉽게 해체된다는 증거가 있다면서 이 같은 관점에서 볼 때 도덕적 지능은 대부분의 개과 동물들의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필요하게 다른 동료와 싸우거나 먹이를 훔치다가는 부상을 입을 위험이 클 뿐 아니라 전체 그룹의 화합도 깨뜨리게 된다"면서 "마찰 없이 움직이는 늑대집단은 모든 구성원들로 하여금 어떤 방향으로 행동하도록 정해놓은 합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물의 도덕성은 결코 개과 동물들에게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라면서 생쥐에서 코끼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포유동물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공정성을 갖고 있고 심지어 일부 새들과 벌들도 그런 감각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동물들이 관계를 맺는데 있어서는 어쩌면 사람들보다 더 뛰어날 수도 있다면서 사람들은 집에서 기르는 동물들로부터 동정심과 친절함, 신뢰, 사랑, 연대감 등을 얼마든지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봅 케리지 뉴질랜드 SPCA 회장은 베코프 교수의 이론에 전적으로 신뢰를 보낸다면서 동물들을 많이 연구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성향은 얼마든지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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