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문제 혼자선 풀 수 없어” 美, 일방주의 포기 공식선언

  • 입력 2009년 9월 24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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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 날인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일방주의 노선의 포기를 선언하며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구했다. 뉴욕=EPA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2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 날인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일방주의 노선의 포기를 선언하며 국제사회의 협력을 촉구했다. 뉴욕=EPA 연합뉴스
■ 오바마 유엔총회 기조 연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미국은 세계가 직면한 험난한 도전들을 혼자서 풀어갈 수 없다”며 “지구촌 공동의 문제 해결에 각 나라가 더 많은 책임을 져 달라”고 촉구했다. 유엔 무대에서 조지 W 부시 전임 행정부의 일방주의와의 단절을 공식 선언하면서 지구촌 문제 해결에 대한 주요 국가들의 적극적인 기여를 요구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과거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난했던 사람들은 더는 가만히 앉아 미국이 국제문제를 혼자서 풀어가기를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핵 확산, 테러, 기후변화, 빈곤 등의 문제는 미국의 문제가 아닌 인류 공동의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인류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며 이제는 세계의 모든 국가가 자신의 책임을 다하고 행동으로 실천에 옮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처음 유엔무대에 데뷔한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말뿐이 아니라 행동으로 ‘대화와 접촉의 새 시대(a new era of engagement)’를 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가 처한 심각한 도전의 사례로 △테러의 공포를 심는 극단주의 세력 △핵 무장을 하겠다고 나서는 국가들의 증가 △끝을 모르고 진행되는 만성적인 분쟁 △집단학살 △만년설을 녹이는 지구온난화 △끊임없는 굶주림 △전 세계적인 대유행병 등을 거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엔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주재하면서 핵 비확산과 핵실험 금지를 위한 결의안 채택을 주도할 예정이다. 미국이 준비한 결의안 초안은 북한과 이란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고 있지만 북한 등에 상당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24, 25일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제3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가해 각국 지도자들에게 화석연료 생산업체에 대한 보조금 지급 중단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백악관 관리들이 밝혔다. 보조금 폐지 시한은 5년으로 예상된다. 백악관은 각국이 화석연료 보조금 지급을 중단한다면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2%나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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