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론자 크루그먼 “美경제 바닥쳤다”

  • 입력 2009년 8월 11일 03시 03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나중에 돌이켜 보면 미국 경기 침체가 7월이나 8, 9월에 끝났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나중에 돌이켜 보면 미국 경기 침체가 7월이나 8, 9월에 끝났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2년뒤 완전 회복… 2차 경기부양책 필요
아시아가 美-유럽보다 더 빨리 회복될 것”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9일 “미국경제가 바닥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크루그먼 교수는 이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기부양책이 100만 개의 일자리를 구했다”면서 “미국경제가 안정되고 있고 바닥을 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확실치는 않지만 나중에 돌이켜보면 경기침체가 7월이나 8, 9월에 끝났다고 말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아마 8월이 바닥이며 우리는 현재 바닥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크루그먼 교수는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은 안정”이라며 “대규모 자유낙하가 끝났다는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지난달 실업률이 9.4%로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월 대비 하락하면서 주가가 급등하는 등 경기회복에 대한 강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크루그먼 교수는 또 국제자본시장을 주제로 한 회의에 참석해 “글로벌 경제가 각국의 공격적인 부양책에 힘입어 ‘2차 대공황’을 피했다”며 “글로벌 경제위기의 최악은 끝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조업 수출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아시아가 미국과 유럽에 비해 더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회복은 매우 더디게 진행될 것이며 글로벌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기까지는 2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미국의 2차 경기부양책에 대한 필요성은 여전히 필요하며 경기회복을 위해 물가상승 억제, 투자 증대 등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경제위기를 다시 겪지 않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금융시스템의 개선과 규제 강화가 요구되는데 지금까지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경제자문관인 로라 타이슨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경제가 안정 국면에 도달했으며 반등세가 시작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이슨 교수는 “주택경기는 아직 회복을 자신하기 힘들다”면서 “고용 사정도 새 추세가 시작됐다고 보기엔 이르다”고 주장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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