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잊혀진 전쟁 6·25 기리다

  • 입력 2009년 7월 27일 02시 57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은 24일 6·25전쟁 종전 56주년 기념일(7월 27일)을 맞아 백악관에서 참전 용사들의 정신을 기리는 성명을 발표하고 27일을 ‘한국전쟁 참전용사 정전 기념일(National Korean War Veterans Armistice Day)’로 선포했다. 이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이 미국 대통령에게 부여한 권한에 따라 2009년 7월 27일을 기념일로 선포한다”며 “모든 미국인이 적절한 의식과 활동을 통해 이날을 기리고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할 것을 요구한다(call upon)”고 밝혔다. 또 “모든 연방정부 기관과 관련 이해 그룹, 조직 및 구성원들은 27일 성조기를 반기(半旗·half-staff)로 게양해 조의를 표하고 한국에서 희생당한 이들을 기릴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잊혀진 전쟁’으로 알려진 6·25전쟁의 의미도 다시 새겼다. 그는 “판문점에서 56년 전에 군사정전협정을 조인했지만 미국인들은 한반도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운 참전용사들의 용기와 희생에 대해 여전히 감사하고 있다”며 “60만 이상의 미군과 연합군이 3년간의 모진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참전용사들은 한반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유엔 깃발 아래 싸웠다”며 “수도 워싱턴 한복판에 있는 한국전쟁 기념관은 그들의 이타적인 희생의 상징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미국 상원은 이날 6·25전쟁 참전 용사들을 기리기 위해 7월 27일에 조기를 게양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상원은 하원에서 21일 통과된 ‘한국전쟁 참전용사 인정법안(Korean War Veterans Recognition Act)’을 수정해 27일 성조기를 조기(弔旗) 게양하는 내용을 담았고 이날 특별한 반대 없이 구두표결을 만장일치로 가결한 것이다. 법안은 6·25전쟁 참전용사 출신인 민주당 소속 찰스 랭걸 의원 등 61명의 하원의원이 발의했다.

미국 의회의 법 통과에 이어 대통령이 성명을 발표함에 따라 한국전쟁 정전기념일은 미국 현충일 메모리얼 데이(5월 마지막 주 월요일)에 이어 미국에서 조기를 다는 두 번째 기념일이 됐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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