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기술 독점한 퀄컴의 로열티 횡포

입력 2009-07-24 17:04수정 2009-09-21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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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 퀄컴사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약 26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과징금 액수중 사상 최대 금액입니다.

과징금을 받게 된 이유는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휴대전화 제조업체에 휴대전화 모뎀칩을 공급하면서 경쟁사 제품을 쓰는 업체에는 로열티, 즉 기술사용료를 더 받았기 때문입니다. 경쟁사 제품을 쓰지 말고 자기네 칩 부품을 쓰도록 부당한 압력을 가한 것이죠. 휴대전화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점을 이용해 이 기술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국내 휴대전화 메이커에 독점적 지위를 행사했다는 겁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 퀄컴 모뎀 칩을 쓰는 업체에는 로열티를 5%만 받고 다른 회사 모뎀 칩을 쓰면 5.75%의 로열티를 부과하는 식으로 차별 대우해 시장을 지배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예컨대 퀄컴 칩을 쓸 때 20달러였던 대당 기술사용료를 다른 회사 칩을 쓰면 30달러로 올린 겁니다. 퀄컴 부품을 쓰지 않는 휴대전화 제품에는 로열티가 더 붙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삼성전자나 LG전자 같은 휴대폰 메이커들은 퀄컴 제품을 쓰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죠.

휴대전화에는 퀄컴의 기본칩 이외에도 mp3칩 같은 여러 가지 칩이 들어갑니다. 그러나 퀄컴 말고 다른 회사가 만든 칩은 퀄컴의 압력 때문에 사실상 휴대전화 회사에 공급할 수가 없었습니다. 다른 칩 제조업체들은 기술을 개발하거나 가격을 낮추는 노력도 할 수 없었던 겁니다. 그동안 칩 제조업체들은 퀄컴이라는 골리앗에 대항에 꾸준히 문제를 제기해 왔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부과로 퀄컴의 부당 거래행위가 시정되면 다른 칩 제조업체들도 칩을 공급할 수 있게 될 전망입이다. 칩 제조업체 간에 경쟁이 생기고 칩 가격이 떨어지면 소비자가 사는 휴대전화 가격이 인하될 여지도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이번 과징금 부과 조치는 퀄컴의 독점적 지위 남용에 대해 전세계에서 처음 내려진 결정입니다. 퀄컴측은 즉각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퀄컴에 대해 비슷한 혐의로 불공정 거래 조사에 들어간 유럽연합이 어떤 조치를 내릴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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