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수백명 감염증상… “제2 진원지 되나” 초긴장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4월 30일 02시 57분



美 인간끼리 전염 확인…전문가 “대유행 초기 단계”

멕시코발 돼지인플루엔자 공포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29일 미국 텍사스 주에서 유아 1명이 돼지인플루엔자로 숨지고 뉴욕에서는 집단 감염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는 등 미국이 멕시코에 이어 ‘제2의 돼지인플루엔자 진원지’로 떠오를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 뉴욕 ‘인간 대 인간’ 감염단계
미국은 비록 멕시코 국적의 아이지만 자국에서 사망자가 나오자 충격에 빠졌다. 진원지인 멕시코에 이어 돼지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자가 나온 세계 두 번째 국가가 됐다. 사망자 발표 직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연설을 통해 “분명히 심각한 상황이지만 정부는 돼지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국민들의 불안감을 달랬다. 리처드 베서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장 직무대행은 NBC와의 인터뷰에서 “텍사스 주에서 사망자가 나왔다고 더 많은 주로 바이러스가 확산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미국 내 감염자는 29일 현재 6개주 66명으로 늘었다.

특히 45명의 감염환자가 발생한 뉴욕 시에는 비상이 걸렸다. 멕시코 칸쿤으로 여행을 다녀온 뒤 돼지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세인트프랜시스 학교 학생들 외에 추가 감염 사례가 드러나는 등 ‘인간 대 인간’ 감염 사례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 AP통신은 이 학교 전교생 2700명 가운데 수백 명이 비슷한 감염 증상을 호소하고 있고, 인근 학교도 8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해 임시 휴교에 들어갔다며 돼지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세인트프랜시스 학교 밖으로 확산 중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다음으로 많은 13건의 감염 사례가 확인된 캘리포니아 주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확산을 막기 위해 의회에 15억 달러의 긴급 예산 지출을 요청했다.
○ 동북아도 위험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사스)으로 홍역을 치른 중국 홍콩에서도 돼지인플루엔자 의심환자 4명이 발생해 중국 본토 등 동북아시아도 위험지역에 포함됐다. 홍콩 보건당국은 29일 “모두 4명의 의심환자가 신고를 해왔다”면서 가검물을 채취해 정밀검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 대유행 전염병으로 발전할까
위안궈융(袁國勇) 홍콩대 미생물학 교수는 미국에서 인간 대 인간 전염 사례가 확인된 사실을 근거로 “현재 대유행 전염병의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대인플루엔자(The Great Influenza)’의 저자인 존 배리는 인터내셔널 헤럴드트리뷴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인플루엔자가 매우 빠른 속도로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얼마나 큰 재앙이 될지) 예측할 수 없다”면서도 “과거 전 세계를 휩쓴 인플루엔자의 경우 한 차례 유행하고 끝난 게 아니라 몇 차례에 걸쳐 나타났다”고 말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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