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發 돼지독감 공포… 美-뉴질랜드로 확산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4월 27일 02시 58분



멕시코 80여명 사망… WHO “세계적 유행병 우려”
佛-스페인 등에도 의심환자… 정부, 검역 강화


멕시코에서 신종 돼지인플루엔자(swine flu)가 발생해 지금까지 최소 81명이 숨지고 1300여 명이 감염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독감전문가로 구성된 긴급위원회 회의를 열고 “세계적인 유행병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 미국, 뉴질랜드에서도 감염자가 나온 데 이어 프랑스와 스페인, 이스라엘에서도 의심환자가 발생했다. 한국 정부는 미주지역에서 생산된 돼지고기의 검역을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AP통신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26일 0시 현재 멕시코 내 감염사망자와 감염자는 각각 81명과 1324명이다. 멕시코 정부는 환자 격리 및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인파가 몰리는 공공행사를 중지할 수 있는 특별포고령을 내리고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피해가 큰 수도 멕시코시티와 멕시코 주, 산루이스포토시 주에서는 3만여 개 학교에 5월 6일까지 휴교령이 내려졌다.
미국도 멕시코와 인접한 캘리포니아, 캔자스, 텍사스 주에서 11명의 감염환자가 발생했으며 뉴욕 시에서도 의심환자 9명이 나왔다. 뉴질랜드에서도 최근 멕시코를 여행하고 돌아온 학생 22명 가운데 10명이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프랑스에서는 멕시코 여행객 2명이 감염이 의심돼 정밀검진을 받았고 이스라엘과 스페인에서도 각각 1명, 3명이 멕시코 여행에서 돌아온 뒤 의심증세를 보여 병원에 격리돼 감염 여부를 조사받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마거릿 찬 WHO 사무총장은 “미국과 멕시코에서 발생한 돼지인플루엔자 사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2007년에 설치된 WHO 내 독감전문가 긴급위원회가 회의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돼지인플루엔자 유입을 막기 위해 공항에서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 주재로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미국과 멕시코 등에서 수입한 돼지고기의 검역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이들 지역에서 입국한 여행객을 대상으로 발열 감시와 간이 진단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측은 “멕시코와 미국,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모든 돼지고기에 대해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할 것”이라며 “수입됐지만 검역을 하지 않은 돼지고기에 대해서도 바이러스 검사를 실시하고, 검역을 끝낸 돼지고기도 샘플을 뽑아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외교통상부는 멕시코시티와 멕시코 주, 산루이스포토시 주 등 3곳을 여행 경보 2단계인 ‘여행자제 지역’으로 지정하고 멕시코 내 다른 지역에 대해서는 이보다 한 단계 낮은 ‘여행유의 지역’으로 지정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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