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경제 내년 회생 가능성”

  • 입력 2009년 3월 17일 02시 57분


美 FRB의장 22년만의 TV 인터뷰

맨큐 교수 “오바마 정부 전망 장밋빛” 비판

미국 경제가 회생하는 시기는 언제가 될까.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5일 CBS방송의 ‘60분’에 출연해 ‘금융시장이 안정될 경우’라는 전제하에 “아마도 올해 침체가 끝나고, 내년에는 경기가 회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FRB 의장이 TV 인터뷰에 출연한 것은 1987년 앨런 그린스펀 당시 의장이 ‘언론과의 만남’에 나온 이후 22년 만에 처음.

버냉키 의장은 취임 후 가진 첫 TV 인터뷰에서 “가장 큰 위험은 (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정치적 의지가 부족한 점”이라며 “그것이 부족할 경우 회생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시장과 은행이 안정되지 못할 경우 경기회복은 없을 것”이라며 “정부의 계획이 (실질적인 효과를 내려면) 인내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회복을 위해 FRB가 무슨 일이든 하겠다”며 “은행시스템이 안정돼야 경기가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버냉키 의장은 1930년 대공황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리스크는 피했다”고 덧붙였다. 대공황을 깊이 연구한 경제학자 출신답게 그는 “수천 개의 은행 파산을 방치하고 FRB가 돈줄을 조인 80년 전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학 교과서 ‘맨큐의 경제학’으로 유명한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가 버락 오바마 정부의 경제전망에 대해 장밋빛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맨큐 교수는 15일자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오바마 행정부는 내년부터 4년간 미국의 평균성장률을 4%로 잡고 2013년에는 실업률이 5.2%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모두가 그만큼 낙관적이지는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는 돈 쓰기를 좋아한다”며 “침체기에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을 탓할 수는 없지만 문제는 2013년 이후에도 정부 지출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22.2%에 이른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맨큐 교수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재임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경력이 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