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집무실 처칠 동상 ‘링컨’으로 교체

  • 입력 2009년 2월 24일 02시 58분


블레어가 부시에 ‘처칠’ 선물

英언론 “양국 우정에 금”우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 있던 윈스턴 처칠 동상을 치우고, 에이브러햄 링컨 동상을 놓은 일로 구설에 올랐다.

시사주간 뉴스위크 최신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9·11테러 발생 직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에게 선물한 처칠 동상을 영국 대사관에 돌려줬다. 그 대신 자신이 존경하는 링컨 동상을 놓았다.

그러자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를 비롯한 영국 언론들은 양국 간의 끈끈한 연대와 ‘테러와의 전쟁’을 통해 쌓아온 우정에 금이 가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

뉴스위크는 오바마 대통령이 처칠 동상을 곁에 두고 싶어 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그의 할아버지인 후세인 오냥고 오바마가 1950년대에 영국 식민지였던 케냐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수개월간 투옥됐던 점을 들었다. 당시 처칠은 무장봉기를 통해 독립을 쟁취하려던 케냐의 결사조직 ‘마우마우단’을 탄압했다고 이 잡지는 덧붙였다.

처칠 동상을 되돌려 받은 영국 대사관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사관 대변인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처음 만난 외국 외교장관이 영국의 데이비드 밀리밴드 장관”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언론의 반응에 백악관 관계자는 “보통 대통령이 바뀌면 대통령 본인의 취향에 따라 집무실을 바꾸는 것은 관례이고, 처칠 동상도 대통령 취임 전에 돌려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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