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문화재 갈등… 꼬이는 中-佛

  • 입력 2009년 2월 23일 02시 54분


약탈 동상 오늘 경매강행

中선 경매중단 소송 대응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달라이 라마의 면담으로 불편한 기류가 형성된 중국과 프랑스가 이번엔 ‘문화재 반환’ 갈등으로 관계가 더 꼬이고 있다.

해당 문화재는 제2차 아편전쟁(1856∼60년)이 끝난 후 영국과 프랑스 연합군이 청나라 황제의 여름별장인 베이징(北京)의 위안밍위안(圓明園)을 파괴한 후 약탈해 간 청동 12지상 중 쥐머리, 토끼머리 동상(사진). 이 문화재는 지난해 6월 사망한 이브 생로랑의 집안에서 소장해왔다.

최근 중국 측의 반대에도 경매가 추진되고 있다.

22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이브 생로랑의 동업자 피에르 베르제 씨는 “우리는 중국이 반환을 요구하는 문화재에 합법적 권리를 갖고 있어 예정대로 경매에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티베트 독립을 허용하고 달라이 라마의 귀국을 허용하면 기꺼이 중국에 돌려주겠다”고 강조했다.

경매업체인 크리스티는 23일부터 3일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리는 경매에서 두 동상을 경매에 내놓을 예정이다. 크리스티 측은 쥐머리와 토끼머리 동상의 낙찰가가 약 3억 유로(약 57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앞서 베르제 씨는 동상 판매대금은 에이즈 연구기관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중국 변호사 81명은 19일 파리지방법원에 경매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고 23일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약탈된 문화재의 소유권은 명백히 중국에 있으므로 마땅히 반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1995년 중국과 프랑스는 약탈되거나 전쟁으로 잃어버린 문화재는 조건이나 시효 없이 되돌려주기로 하는 협정을 체결했다”며 반환을 요구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사르코지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와 면담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다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르코지 대통령이 순회의장을 맡았던 유럽연합(EU) 이사회와의 정상회담을 취소했었다.

또 지난달 말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유럽을 순방할 때도 프랑스는 제외했다. 이달 24일 중국이 유럽에 파견할 최소 150억 위안(약 3조2346억 원) 규모의 구매사절단 방문국에서도 프랑스는 제외됐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