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同舟共濟” 中 “我中有你”

  • 입력 2009년 2월 21일 02시 59분


클린턴 국무 訪中 놓고

양국 “공생관계” 강조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20∼22일)을 계기로 양국이 한층 강화된 ‘공생 관계’로 진입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클린턴 국무장관이 출발에 앞서 ‘새판 짜기’의 기조로 ‘동주공제(同舟共濟·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는 뜻)’를 내놓자 중국 언론은 2003년 12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 제기한 ‘아중유니 이중유아(我中有니 你中有我·너와 나는 상호의존적이라는 뜻)’를 외치며 기대를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양측은 잠재된 갈등 요소가 많아 공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국빈급 대우=20일 저녁 베이징(北京)에 도착한 클린턴 장관은 21일 오전 양제츠(楊潔지) 외교부장과 회담한 뒤 오후엔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과 원 총리,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을 만날 예정이다. 말 그대로 국빈급 대우다.

그의 중국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다. 1995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문한 클린턴은 중국의 가족계획을 비인도적이라고 강력 비난해 ‘철의 낭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1998년 남편인 빌 클린턴 대통령과 함께 온 여행에서는 중국 여성과 아동의 생활환경에 깊은 관심을 표시해 1995년의 ‘질책의 여행’이 ‘친선의 여행’으로 바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구체적 논의는 안 다룰 듯=장위(姜瑜)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쌍방이 광범위하게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금융위기 공동대처 방안과 북한과 이란의 핵문제, 지구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 지난해 중단된 중-미 군사교류 문제, 대만과 티베트 문제 등을 광범위하게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큰 그림만 그리고 마찰을 피하기 위해 각 사안의 구체적인 논의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미국은 중국에 위안화 절상과 무역 불균형 해소를 요구하지만 중국은 ‘바이 아메리칸(미국산 제품 우선 구매)’ 조항이 든 미국의 경기부양안에 불만이 많다.

그러나 과거와 같은 ‘미국의 새 정부 출범과 관계 악화→갈등 및 마찰 심화→조정 및 관계 회복’이라는 악순환은 반복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의 대중 기조가 과거 미일 동맹을 축으로 한 포위 전략에서 중미일 3국 협력관계 구축으로 바뀐 것도 중국이 반기는 대목이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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