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 60년만에 황실문화재 교환전시 합의

  • 입력 2009년 2월 17일 02시 56분


중국 베이징 고궁박물원(쯔진청·紫禁城)과 대만 타이베이(臺北) 고궁박물원이 분단 이후 60년 만에 처음으로 소장품을 공동 전시하기로 합의했다.

양안이 중국 문화재의 정수(精髓)인 옛 황실 문화재를 함께 전시하기로 하면서 양안 문화교류에 봇물이 터질 것으로 보인다.

정신먀오(鄭欣묘) 베이징 고궁박물원장과 저우궁신(周功흠) 대만 고궁박물원장은 15일 베이징(北京)에서 만나 각각 소장 중인 청나라 옹정(雍正·1678∼1735) 황제 관련 문화재를 모아 ‘옹정대전’ 전시회를 열기로 했다고 중국 신문들이 16일 보도했다.

이번 공동 전시회는 10월 대만에서 열린다. 중국 측은 옹정 황제 초상화 등 29점을 대만에 빌려주기로 했다.

저우 원장은 18일 상하이박물관도 방문해 2010년 세계무역박람회 공동전시 문제를 협의한 뒤 19일 대만으로 돌아간다. 그는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의 양안 문화교류 추진 방침에 따라 문화재 관련 고위 인사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역사적인 양안 문화교류에 민감한 부분도 적지 않다.

실제로 일부 중국 누리꾼은 앞으로 중국에서 교차 전시회가 열릴 때 아예 대만이 ‘불법 소장’해 온 유물을 압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국민당 장제스(蔣介石) 총통은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하자 쯔진청 등에서 중국 국보급 유물 60여만 점을 대만으로 옮겨 고궁박물원을 만들었다.

양안 당국자들은 유물압수 주장 등에 대해 일절 입을 다무는 등 이 문제가 확대될까 조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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