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 8190억달러 경기부양안 통과

  • 입력 2009년 1월 30일 03시 01분


3500억달러 투입 ‘부실자산 처리’ 배드뱅크 계획안 내주 발표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은행 부실자산을 한꺼번에 인수해 처리하는 배드뱅크(Bad Bank) 설립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월가에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28일(현지 시간)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오바마 경제팀이 다음 주 배드뱅크 설립에 대한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부실자산 처리에 대한) 여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가급적 빨리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배드뱅크 설립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실러 베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총재는 1989년 수백 개 저축대부조합(S&L)을 구제한 정리신탁공사(RTC) 사례를 언급하며 “FDIC가 배드뱅크 운영을 전담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행정부의 구상은 부실자산구제 프로그램(TARP) 2차분 3500억 달러를 투입해 설립하고 부실대출과 채권 등 금융권 부실자산을 사들인 뒤 FDIC 보증을 거쳐 재판매한다는 것이다. 배드뱅크 설립 비용은 이보다 훨씬 늘어날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넷판은 29일 미 정부 관계자들이 배드뱅크 투입 자금 규모로 1조∼2조 달러를 논의하고 있으며 미 국채를 발행하거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서 빌리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 부실을 털어내야 시장에 돈이 돌기 시작할 것이라는 게 배드뱅크 찬성론자들의 주장이지만 부정적인 의견도 만만치 않다.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굿뱅크(Good bank)를 만들어 우량자산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은행들을 국유화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하원은 28일 긴급 재정지출과 감세 등이 포함된 819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44, 반대 188로 통과시켰다.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찬성표를 던졌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전날 의회를 방문 초당적인 지지를 당부했음에도 공화당 의원 중 찬성표를 던진 사람은 없었다.

법안은 상원으로 넘겨져 내주부터 본격적인 논의와 함께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민주당은 2월 중순까지는 경기부양법안을 처리해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발효되도록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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