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외교’로 첫 업무… “가자 재건 도울 것”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월 23일 02시 58분



오바마 ‘첫날’ 8시35분 출근… 중동지도자들과 통화 → 시무식 → 안보회의 강행군

21일 워싱턴 대성당 조찬기도회가 끝난 뒤인 오전 11시 36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 ‘오벌 오피스’에 돌아오자마자 전화기를 들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이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연달아 통화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은 집무 첫날 중동의 지도자들과 통화를 함으로써 아랍과 이스라엘 간의 평화에 대한 자신의 결연한 의지를 과시했다”며 “하마스의 재무장을 막고 팔레스타인 당국과 협력해 가자지구의 재건을 돕겠다는 뜻도 밝혔다”고 전했다.

당선인 시절 “미국의 대통령은 언제, 어디서나 (현직) 한 명일 뿐”이라며 대통령이 아닌 당선인 신분으로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무력충돌에 대해 말을 아끼던 태도와는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이 먼저 아바스 수반에게 전화를 걸어 중동평화 정착을 위한 미국 정부의 의지를 전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올메르트 총리도 “오바마 대통령이 전화를 했다. 가자지구의 최근 상황을 알려줬으며 이스라엘과 이집트, 미국, 유럽이 함께 노력해 가자지구로의 무기 밀반입을 차단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오후 4시 15분부터는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제임스 존스 국가안보보좌관, 마크 멀린 합참의장,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 중부군 사령관을 웨스트 윙 지하벙커에 있는 상황실로 불러 이라크 주둔 미군 철군방안을 논의했다.

레이먼드 오디어노 이라크 주둔군 사령관과 데이비드 매키어넌 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사령관도 화상전화를 통해 회의에 참여했다.

1시간의 회의를 마친 뒤 오바마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토의 과정에서 군 지도부에 책임 있는 이라크 철군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추가 계획 마련에 관여하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회의는 매우 생산적이었으며 경험 있고 헌신적인 사람들로부터 보고를 받게 돼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라크에는 14만3000여 명의 미군이 주둔해 있으며, 미국은 지난해 말 이라크와 체결한 안보협정에서 2011년 말까지 모든 미군을 철수시킨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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