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톈안먼 사태 20주년 대비… 中, 연초부터 언론통제 고삐

  • 입력 2009년 1월 8일 02시 58분


중국 정부가 방송 중에 현 정부에 대해 비판적인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TV 시사프로그램의 유명 앵커를 교체하는가 하면 포털사이트를 대대적으로 단속하는 등 ‘언론 길들이기’에 나섰다.

7일자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광둥(廣東) 성 성도인 광저우(廣州)에 있는 광저우TV에서 시사프로그램 앵커로 인기를 끌었던 천양 씨가 지난 주말 전격 교체됐다.

3일 방송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중국 개혁개방 30주년 기념사 중 일부분을 비판한 것이 교체 사유였다.

이 신문에 따르면 광저우TV는 4일 광둥 성 당국으로부터 “뉴스 관리를 강화하고 긍정적인 보도를 확대하라”는 지시를 받고 천 씨를 포함한 몇몇 프로그램의 관계자들을 인사 조치했다.

산시(山西) 성 린펀(臨汾)에 있는 린펀TV의 시사프로그램 ‘관심’도 공장 폐쇄와 노동자들의 항의시위를 보도하려 했다는 이유로 폐지됐고, 앵커와 취재기자 편집자 등이 정직 처분을 받았다.

이 신문은 “중국 정부가 올해 사회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언론에 ‘선전하라’는 요구를 집중적으로 내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5일 중국 정부는 인터넷 음란물에 대한 일제단속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대상은 바이두(百度), 신랑(新浪), 써우후(搜狐) 등 중국의 대표적인 포털사이트 19곳이다.

미국 뉴욕타임스 등은 그동안 중국 정부가 체제 불안을 가져올 수 있는 뉴스를 인터넷에서 차단하는 ‘인터넷 만리장성’을 쌓아온 점을 거론하며, 이번 단속이 경제위기와 톈안먼 사태 20주년 등 사회불안 요소가 많은 2009년을 맞이해 부정적인 여론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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