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고위 지도자 이스라엘 공습으로 사망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월 2일 03시 00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이 엿새째 이어지면서 팔레스타인인 희생자가 400명을 돌파하는 등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5일 이 지역을 방문키로 하는 등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도 가시화하고 있다.

▽벙커 버스터 폭탄 사용에 하마스 ‘결사 항전’=이스라엘군은 새해 첫날인 1일 새벽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장악한 가자지구 공습에 나서 의회 법무부 등 3개 정부청사와 가자지구∼이집트 간 땅굴, 로켓 발사대, 이슬람사원 그리고 하마스 주요 조직원들의 집을 폭격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땅굴을 파괴하기 위해 콘크리트 참호도 뚫을 수 있는 강력한 ‘벙커 버스터’ 폭탄을 투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해군 함정도 해안을 따라 이동하며 함포 사격에 나섰다.

이런 공격으로 하마스의 고위급 지도자인 니자르 라이얀과 그의 가족이 사망했다. 라이얀은 지금까지 이스라엘을 상대로 자살폭탄 테러 등을 주도해 온 하마스의 강경파 최고위 지도자 10명 중 한 명이다.

또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경고하는 가운데 탱크와 병력을 가자지구 접경지대에 추가로 집결시키는 등 하마스 측을 압박했다.

AFP통신은 가자지구 병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지난해 12월 27일 이후 팔레스타인인 사망자가 402명으로 집계됐으며 부상자도 2000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사망자 가운데 25%는 민간인으로 추정됐다.

하마스는 이에 맞서 ‘결사 항전’을 다짐하고 나섰다. 그러나 일각에서 유럽연합(EU)의 휴전안을 조건부로 수용할 뜻을 내비쳤다.

파우지 바르훔 하마스 대변인은 이날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격이 멈추고 모든 접경지역 봉쇄가 해제되며, 점령자들이 테러 전쟁을 재개하지 않는다는 점을 국제사회가 보장하면 휴전안을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이스라엘 총리 통화=백악관은 지난해 12월 31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가자 사태 발생 후 처음으로 올메르트 총리와 통화를 하고 수습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고든 존드로 백악관 부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하마스가 로켓공격을 중단하는 것이 휴전의 첫 번째 조치가 돼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르코지 중동 방문=프랑스 대통령실은 사르코지 대통령이 5일 이집트와 이스라엘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평화를 위한 로드맵을 찾기 위해 중동 방문에 나설 것”이라면서 “인권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프랑스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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