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힐러리 외교 걱정되네”

  • 입력 2008년 12월 4일 02시 56분


언론 ‘미중관계 가장 중요 발언’ 지적하며 경계

일부선 클린턴정부 시절 ‘일본 무시’ 재연 우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일 차기 행정부의 외교안보팀 인선을 발표하면서 일본의 관심은 미국의 외교정책 방향이 어디로 흐를지에 쏠렸다. 특히 미국의 ‘중국 중시’ 경향이 강화되고 미일동맹은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일부 전문가는 1990년대 빌 클린턴 행정부가 무역분쟁 등을 통해 강경한 대일 정책을 취하고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에서 일본을 빼는 일까지 벌어지면서 ‘저팬 배싱(일본 때리기)’ ‘저팬 패싱(일본 무시)’이란 말이 유행했던 기억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일본 신문들도 3일 사설을 통해 미국의 차기 외교안보팀 인사를 다루며 이 같은 우려를 나타냈다.

요미우리신문은 “힐러리 클린턴(사진) 국무장관 내정자는 지난해 ‘양국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미중 관계’라고 말한 바 있다”고 지적하면서 “중국을 중시한 나머지 미일동맹을 경시한다면 아시아의 안정에 문제가 생긴다”고 우려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대일정책에서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추진했던 ‘일본 강화론’, 특히 2000년 초당파 전략보고서 ‘아미티지 보고서’가 제창한 ‘미영동맹 같은 미일동맹’은 비현실적이라고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앨런 롬버그 전 미국 국무성 일본과장의 말을 전했다.

부시 행정부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등을 지원하며 강고한 미일동맹을 축으로 세계전략을 세웠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 중시로 치우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오바마 외교팀 내에는 “일본이 싫어하는 것은 강요하지 않는다”(프랭크 자누지 상원 외교위원회 전문위원)는 시각이 강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집단적 자위권처럼 일본 내 논란이 많은 사안을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겠다는 의미지만 미일동맹 강화를 위해 애쓰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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