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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21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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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와 한배… 국채 보유량 늘릴것”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미국 국채(國債)’ 최대 보유국으로 부상함에 따라 중국이 직접적으로 미국 경제에 대한 지배력을 갖기 시작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9일 보도했다.
미국의 공공부채 10달러 중 1달러는 중국에 진 빚일 정도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700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비용 마련에도 ‘중국 눈치’를 봐야 할 처지가 됐다는 지적이다. 미국이 중국에 단단히 코가 꿰인 셈이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전월보다 436억 달러 늘어난 5850억 달러로 일본(5732억 달러)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3년 전만 해도 일본의 절반 수준을 밑돌았지만 1조9556억 달러(9월 말 기준)에 이르는 세계 1위의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미 국채를 집중 매입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중국의 영향력이 미 경제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커짐에 따라 앞으로 중국이 미 국채에 대한 투자를 급격히 줄이거나 더 늘릴 경우 부작용이 심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중국이 미 국채 매입을 중단하고 내다팔면 미국의 각종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전망했다.
반대로 중국이 미 국채에 투자하면 할수록 중국 위안화에 대한 달러가치가 높아져 미국 기업들이 해외시장에 물건을 내다팔기가 더 힘들어지게 된다.
중국은 최근 외환보유액을 유로나 엔, 금 같은 실물 자산으로 다변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중국이 달러화 가치 하락 부작용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지면서 미국 국채의 ‘무기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둥위핑(董裕平) 중국 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차이나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미국은 한 배에 타고 있다.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중국은 국채 보유량을 늘리는 길을 따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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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미국 국채::
미 재무부가 발행하는 것으로 달러화와 함께 ‘가장 안전한 금융자산’. 달러는 이자가 없지만 국채는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또 거래가 활발해 필요할 때는 쉽게 현금화할 수 있다. 한국 등 대부분의 국가가 외환보유액을 미 국채 형태로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