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민 총재경선 ‘4人3色’

  • 입력 2008년 9월 6일 02시 58분


‘경제 노선’이 후보들 정체성 가늠할 최대 화두로

아소 ‘적극’ 요사노 ‘재건’ 고이케-이시하라 ‘개혁’

경제정책 노선이 일본 자민당 총재 경선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5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 총재 경선은 아소 다로(麻生太郞) 간사장, 요사노 가오루(與謝野馨) 경제재정상,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전 방위상,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 전 자민당 정조회장 등 4파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의 정치전문가들은 4명의 정체성을 가늠할 핵심 이슈는 경제, 그중에서도 경기부양과 증세(增稅) 등 재정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자민당의 과거 총재 경선에서 주요 논란거리였던 과거사 인식과 외교문제는 거의 화제로 떠오르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자민당은 재정정책을 둘러싸고 ‘재정재건파’와 ‘성장중시(구조개혁)파’로 갈려 뜨거운 노선경쟁을 벌여왔다.

재정재건파는 소비세 등 세금을 올려서라도 나빠진 재정을 제 궤도에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 요사노 경제재정상이 대표격이다.

이에 비해 성장중시파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가 추진한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올림으로써 자연스럽게 재정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는 세력. 고이케 전 방위상과 이시하라 전 정조회장이 이 그룹에 속한다.

총재 경선에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아소 간사장은 논리적 일관성보다는 정치적 필요를 우선시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아소 간사장은 5월까지만 해도 요사노 경제재정상과의 한 월간지 대담에서 “재정재건을 향한 길이 불투명하면 결과적으로 일본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8월 당정개편에서 선거를 책임져야 하는 간사장에 발탁된 이후엔 적극적 경기 부양론자로 변신했다. “경기가 어느 정도 회복된 다음 재정재건을 하는 것이 순서”라는 것.

아소 간사장은 또한 2011년까지 기초 재정수지를 흑자화한다는 일본 정부의 정책목표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요사노 경제재정상, 고이케 전 방위상, 이시하라 정조회장 등 3명은 ‘재정 출혈’을 동반하는 과도한 경기부양은 자제해야 한다는 노선이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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