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가 광우병 공포 부추겨” 美CNN, PD수첩 보도 비판

  • 입력 2008년 7월 9일 03시 23분


미국 CNN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한국 사회 일각의 우려와 촛불시위 배경을 보도하면서 MBC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에 비판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CNN은 5일 ‘미디어가 광우병 공포를 부추긴다(Media fuels mad cow fears)’라는 제목의 서울발 보도에서 먼저 “두 달 가까이 한국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가 열광적으로, 때로는 격렬하게 벌어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한 TV 시사프로가 사실을 왜곡하고 과장해 소란을 불러일으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며 “검찰이 MBC의 시사프로 ‘PD수첩’을 상대로 한 수사의뢰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이 프로그램은 병든 소들과 걷지 못하는 다우너 소들이 도축장으로 끌려가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 장면에서 사회자는 ‘광우병에 걸린 소 영상이 충격적’이라고 얘기했다”며 “이 방송이 나간 며칠 뒤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에 걸린 것이라고 믿는 시위자들이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였다”고 분석했다.

이후 MBC가 다우너 소 부분과 관련해 ‘생방송 중의 실수였다’고 해명한 내용을 소개한 뒤 “그러나 전문가들은 PD수첩이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고 지적하며 고려대 언론학부 심재철 교수와 인터뷰한 내용을 전했다.

심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보면 뭔가를 관련지어 생각하게 된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질병에 걸릴 것으로 인식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CNN은 “수입이 재개된 뒤 한국에서 미국산 쇠고기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미국산 쇠고기 보이콧을 요구하는 시위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쇠고기는 잘 팔리고 있다고 상점 주인은 말한다”고 전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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