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장 바이러스’ 비상

  • 입력 2008년 5월 7일 02시 54분


6일 중국 후베이 성 샹판 시의 한 유치원 입구에서 의사가 원아들을 들여보내기 전에 장 바이러스의 일종인 엔테로바이러스71(EV71)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올해 들어 1만1905명이 장 바이러스에 감염돼 이 중 26명이 숨졌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샹판=로이터 연합뉴스
6일 중국 후베이 성 샹판 시의 한 유치원 입구에서 의사가 원아들을 들여보내기 전에 장 바이러스의 일종인 엔테로바이러스71(EV71)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올해 들어 1만1905명이 장 바이러스에 감염돼 이 중 26명이 숨졌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샹판=로이터 연합뉴스
中전역 확산 사망자 속출

올림픽 흥행에 악재 우려

중국에서 ‘장(腸)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인체에 치명적이며 주로 10세 이하 어린이들이 감염되기 쉬운 ‘엔테로바이러스(EV71)’가 올림픽을 앞둔 베이징(北京)에서도 발견돼 중국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

신화통신과 차이나데일리는 안후이(安徽) 성에서 3월 말 처음 발견된 장 바이러스 환자가 4일 현재 1만1905명으로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중국 위생부 자료를 인용해 6일 보도했다. 감염에 의한 사망자도 안후이 성 22명, 광둥(廣東) 성 3명, 저장(浙江) 성 1명 등 26명으로 늘었다. 이들은 대부분 EV71 감염 환자들이었다.

베이징의 경우 지난달 30일까지 1010명이던 감염자 수가 4일 1482명으로 늘었으며 EV71에 의한 감염도 처음 확인됐다. 베이징 거주 감염자 가운데 5세 미만이 1316명(88.8%)으로 어린이들의 피해가 컸다.

장 바이러스의 첫 발생지인 안후이 성의 감염자는 5840명까지 늘었다. 이 중 1314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고 수십 명이 위중한 상태여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 연안 지역에서 퍼지던 장 바이러스 감염은 중서부의 산시(陝西) 성과 충칭(重慶) 시는 물론 북쪽의 닝샤(寧夏)와 서북쪽 신장(新疆)위구르 자치구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장 바이러스 감염은 날씨가 더워지는 6, 7월에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8월 8일 올림픽 개막을 눈앞에 둔 중국으로서는 어린이를 동반한 관광객 유치 등 ‘올림픽 흥행’에 차질을 빚게 될까 우려하고 있다.

중국 당국이 감염 및 환자 발생 사실을 비교적 신속히 공개하고 초기 대응을 잘못한 안후이 성의 의사와 병원 관계자들을 징계한 것도 ‘안전 올림픽’에 대한 신뢰를 얻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EV71은 감염자와의 직접 접촉은 물론 감염자의 옷 수건 이불 등을 통해서도 전파된다. 전문가들은 외출하고 돌아오면 반드시 손을 비누로 씻고 유사 증상이 발견되면 즉각 병원을 찾아 치료하도록 권고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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