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매춘 스캔들 ‘DC마담’ 자살

  • 입력 2008년 5월 3일 03시 08분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 매춘 스캔들로 파문을 일으킨 데버러 팰프리 씨가 지난해 연방법원 공판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팰프리 씨는 1일 플로리다 주의 어머니 집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 매춘 스캔들로 파문을 일으킨 데버러 팰프리 씨가 지난해 연방법원 공판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팰프리 씨는 1일 플로리다 주의 어머니 집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정가 고객 추가 리스트 공개 어려울듯

‘DC 마담’으로 불렸던 미국 워싱턴 정가 매춘 스캔들의 장본인 데버러 팰프리(52) 씨가 자살했다고 1일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이 일제히 전했다.

팰프리 씨는 이날 플로리다 주 타폰 스프링스의 어머니 집에서 나일론 줄로 목을 매 숨진 채로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팰프리 씨가 자살과 관련한 내용이 담긴 노트를 남겼다”고 밝혔지만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팰프리 씨는 지난해 ABC방송에 고객들의 전화번호 리스트를 넘기면서 “나를 구속하려고 할 경우 마지막 한 명의 고객까지 법정에 증인으로 불러 사업이 정당했음을 입증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자살로 추가 리스트 공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넷판은 그가 자살한 이유에 대해 “감옥생활에 대한 공포 때문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15일 매춘업과 공갈, 돈세탁 등의 혐의로 유죄가 확정되기 직전까지도 재판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믿었지만 갑작스레 감옥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현실에 직면하자 충격을 받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

지난해 팰프리 씨의 저술활동을 도왔던 논픽션 작가 댄 몰데아 씨도 “지난해 말 수감과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수감돼야 한다면) 먼저 자살할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성인잡지 ‘허슬러’의 창간자인 래리 플린트 씨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자살이라고 단정할 일이 아니다. 증거는 없지만 난 그가 살해당했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팰프리 씨는 1993년부터 2006년까지 1만∼1만500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매춘을 알선해 왔으며 이 가운데에는 데이비드 비터 루이지애나 주 상원의원(공화당)과 랜들 토비아스 전 미 국무부 해외원조국장,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저명한 군사전문가인 할런 울먼 씨 등 유력인사가 다수 포함돼 미국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팰프리 씨는 매춘 중개 혐의와 관련해 재판을 받으면서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고객의 성적인 환상을 충족시켜주는 사업을 했을 뿐이고 매춘조직이 아니다”라고 주장해 왔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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