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의 카르푸 불매 운동과 프랑스 규탄 시위가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프랑스가 대통령 특사를 중국에 파견하고 중국의 ‘성화 영웅’에게 지지서한을 전달하는 등 중국 달래기에 나섰다.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1일 프랑스에서 중국통으로 꼽히는 장 피에르 라파랭 전 총리와 장 다비드 레비트 엘리제궁 외교고문이 이번 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사르코지 대통령과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의 친서를 중국 측에 전달할 예정이다.
라파랭 전 총리는 23일 베이징에 도착해 다음 날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를 만나 중국인들의 반(反)프랑스 시위 등에 대한 프랑스 정부의 생각을 전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레비트 외교고문은 이번 주말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또 사르코지 대통령은 7일 파리 성화 봉송 도중 반중국 시위대로부터 성화를 지키려고 애쓰는 장면이 공개돼 중국에서 영웅 대접을 받고 있는 성화 주자 진징(金晶·28) 전 펜싱 선수에게 지지서한을 전달했다고 AP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중국을 방문 중인 크리스티앙 퐁슬레 프랑스 상원의장을 통해 진 씨에게 보낸 서한에서 “성화 봉송 도중 발생한 사태로 중국인들이 상처를 받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시위대를 비난했다.
이에 앞서 에르브 라드수 주중 프랑스대사도 18일 인터넷 언론 ‘중국방담’과의 인터뷰에서 “진 씨에게서 성화를 뺏으려 했던 사람에게 엄격하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드수 대사는 19일에도 기자회견을 열어 “프랑스는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리 시(市)가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명예시민으로 위촉하기로 결정해 중국-프랑스 간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이 21일 보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