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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월 15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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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올해의 인물로 마리나 칼유란드 러시아 주재 대사를 선정합니다.” 지난해 말 정부의 이 같은 발표에 에스토니아 국민들은 갈채를 보냈다. 칼유란드 대사는 지난해 소련군 동상 철거 파동 당시 러시아 청년들의 반대 시위에 굴복하지 않고 본국의 방침을 당당히 대변한 인물이다. 에스토니아는 1991년 소련에서 분리 독립할 당시 인구 150만 명으로 러시아의 100분의 1 정도인 발트 연안의 소국(小國)에 불과했다. 더욱이 러시아와 단절된 경제는 험난하기 그지없는 길을 예고하고 있었다. 그러나 17년이 지난 지금, 이 나라는 러시아의 입김에서 벗어나 ‘작지만 강한 나라’로 우뚝 섰다. 정부가 러시아와 맞서 싸운 칼유란드 대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것은 러시아의 무역보복 압력에 더는 굴복할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을 보여 준다.》
○ 에스토니아 세계 최초로 단일세율 도입… 기업자유 세계1위
○ 라 트 비 아 뒤늦게 눈뜬 ‘시장 경제’… 경기과열 고민할 정도
○ 리투아니아 EU가입후 급성장 ‘북해 에너지산업 중심’ 꿈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은 2004년 5월 유럽연합(EU) 가입을 계기로 고속 성장 궤도에 본격 진입했다.
▽단일 세율로 경제 살린 에스토니아=에스토니아 경제가 날개를 단 데는 1994년 세계 최초로 26%(최근에는 23%)의 단일 세율을 도입한 것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스웨덴의 반에도 못 미치는 세율을 적용하자 기업들은 급속히 활력을 얻기 시작했다.
2000년을 고비로 수출길은 대부분 러시아에서 북유럽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에스토니아 수출품 중 절반가량이 북유럽으로 향했다. 북유럽 시장에 내놓아도 얼마든지 팔릴 만한 경쟁력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서 만난 이 나라 공무원들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한 뒤 연간 매출 성장률이 15%를 넘은 기업 리스트 50개를 보여 줬다. 핀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 기업들의 자금을 유치해 고속 성장 궤도에 오른 중소기업들이었다.
에스토니아투자청 전문위원으로 일하는 리트 투루츠 씨는 “1990년대 핀란드 기업의 직접 투자를 일찍 받아들인 것도 발트 3국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데 동력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에스토니아는 1인당 국민소득이 2005년 1만 달러 고지를 넘어 발트 3국 중 가장 먼저 중진국 대열에 올랐으며 올해에는 2만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스토니아는 최근 정부의 강력한 규제 철폐정책에 힘입어 기업자유지수 순위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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