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석유 상하이상장 첫날 ‘세계 1위’ 기염

  • 입력 2007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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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경제 파워’가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했다. 빠른 경제성장과 증시 활황을 바탕으로 중국 기업이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고작 개장 10여 년에 불과한 상하이(上海)증시가 세계 증시의 중심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의 최대 석유·가스 회사인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는 5일 상하이 증권거래소에서 상장된 첫날 세계 1위 기업으로 부상했다.

중국 언론은 “중국이 세계 증권 역사를 새로 썼다”며 흥분했다.

○ 상장 첫날 주가 2.6배로 올라

중국석유의 이날 공모가는 16.7위안(약 2027원). 이날 오전 9시 반 거래가 시작되자마자 오르기 시작해 9시 42분경에는 48.62위안까지 올랐다. 오후로 접어들면서는 점차 떨어져 43.96위안(약 5336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중국석유의 이날 주가는 전문가들이 예측한 31.19∼36.20위안 선을 크게 뛰어넘어 공모에 참여한 주주들에게 1.6배의 이득을 안겼다.

중국석유가 이날 공모한 총주식은 40억 주. 금액으로는 668억 위안(약 89억1856만 달러)이다. 중국석유의 총주식은 1830억2079만7818주다. 공모에 참여한 자금도 무려 3조3700억 위안(약 409조 원)에 이르러 청약 대비 당첨 비율은 1.98%에 불과했다.

이 같은 중국석유의 기록은 중국 기업공개(IPO·주식시장 첫 상장) 사상 최고이자 올해 세계 IPO상 최고다.

○ 세계 10위 GDP와 맞먹어

이날 주가 폭등에 따라 중국석유의 시가총액은 상하이 증시와 이미 상장된 뉴욕 홍콩 증시의 시가총액을 합쳐 8조456억200만 위안(약 976조6556억 원·약 1조784억9893만 달러)으로 뛰어오르며 단숨에 세계 1위 기업으로 부상했다. 지금까지 1위였던 미국의 엑손모빌(4870억 달러)을 2배 이상 차로 앞질렀다.

1위가 된 중국석유의 시가총액은 세계 각국의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할 때 지난해 12위인 한국(8882억6700만 달러)과 11위인 러시아(9849억2500만 달러)는 물론 10위인 브라질(1조677억600만 달러)보다 많다.

중국은 시가총액 상위 10위 가운데는 중국석유를 비롯해 중국이동통신, 중국공상은행, 중국석유화공유한공사, 중국생명보험공사 등 총 5개사다. 미국이 3개사, 네덜란드와 러시아 회사가 각각 1개사이다.

○ 순이익은 엑손모빌의 절반에 불과

중국석유가 시가총액은 1위로 뛰어올랐지만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09억 달러로 시가총액 2위인 엑손모빌의 195억 달러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총자산도 1조3965억3000만 위안으로 세계 500대 기업 중 39위에 불과하다.

한편 이날 홍콩 증권거래소에서의 중국석유 주가는 6.6% 하락하면서 18.3홍콩달러(약 17.3위안)를 기록했다. 이는 이날 상하이 증시에서 거래된 이 회사 주가의 39% 수준이다.

중국석유에 대해 중국 안팎의 평가가 다소 다르다는 것을 보여 줬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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