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휴대전화… 버튼 누르면 먹통”

  • 입력 2007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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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통근열차 안. 20대 여성이 휴대전화를 꺼내 끊임없이 큰 소리로 통화를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남자 승객이 주머니에서 조그만 기계를 꺼내더니 가만히 버튼을 눌렀다.

반경 약 9m 이내의 휴대전화 통화를 중단시킬 수 있는 전파방해 장치였다. 이 여성은 전화가 끊기자 영문도 모른 채 통화를 중단해야 했다.

공공장소에서 휴대전화 통화 소음에 시달리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휴대전화 전파방해 장치를 사용하는 미국인이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휴대전화 통화는 미국에서도 골칫거리다. 버스와 기차 등에서는 ‘긴급한 일이 아니면 휴대전화 사용을 자제해 달라’는 표지를 쉽게 볼 수 있다. ‘휴대전화 통화금지 전용객차’도 있다.

휴대전화 전파방해 장치를 사용하는 사람은 대중교통 이용자 외에도 카페나 극장 주인, 버스운전사 등 다양하다. 효력이 미치는 범위는 바로 옆에서부터 몇 m까지 다양하다. 가격도 대당 50달러에서 수백 달러까지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아직 이런 장치를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긴급한 전화를 하는 사람이나 목소리를 낮춰 조심스럽게 통화하는 ‘선의의 통화자’까지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장치를 사용하다가 적발되면 최대 1만1000달러(약 990만 원)까지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교도소 등 일부 장소에서는 분명 휴대전화 금지구역을 만들 필요성이 있는 만큼 관련 법안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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