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 아동복 장식구슬은 어린이의 눈물

  • 입력 2007년 10월 3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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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명 의류업체 갭(GAP)이 인도의 어린이 노동자를 착취해 어린이용 저가 의류를 생산해 온 사실이 드러나 문제 제품 수천 점의 유통이 중단됐다.

29일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갭은 이날 “인도 델리의 하청공장에서 10세 어린이들이 월급도 받지 못하고 여자 어린이용 블라우스에 구슬 달기 작업을 한 사실이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이 블라우스는 세계 3000여 개의 ‘갭 키즈’ 매장에서 올해 크리스마스 선물용으로 20파운드(약 3만7000원)에 판매될 예정이었다.

인도 델리 하청공장의 어린이 노동자 착취 실태는 최근 영국 일요신문 옵서버의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 이에 따르면 하청공장은 10세 어린이들을 부모로부터 ‘사들여’ 하루 16시간씩 일을 시켰다. 아이들은 월급도 받지 못했으며 공장이 지불한 ‘몸값’을 갚기 전까지 사실상 감금 생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어떤 어린이는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무파이프로 매질을 당했고, 우는 어린이들은 기름걸레를 입에 물고 있어야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의류 업체들의 인력 아웃소싱 제도에 대한 비판도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권 단체들은 서구 의류업체들이 인건비가 싸고 노동법 관련 규정이 느슨한 아시아 지역에 앞 다퉈 하청업체를 설립하면서 노동 착취의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갭은 이 같은 문제 제기에 따라 2004년 처음 전면 조사를 벌였으며 조사 결과 136개 하청공장에서 어린이 노동 착취와 노동자 학대가 이뤄진 사실을 적발해 하청 계약을 해지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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