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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9월 12일 19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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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12일 각국 국민의 중국에 대한 인식이 갈수록 악화돼 중국이 고심하고 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중국의 국가 이미지 악화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신과 반감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라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차이나 파워 vs 안티 차이나=중국의 월간 무역수지 흑자는 지난달 249억7000만 달러로 사상 두 번째로 많은 액수를 기록했다. 중국은 또 10일 대서양에서 영국군과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했고 다음달 30일 달 탐사위성을 처음 발사할 예정이다.
그러나 막강해진 차이나 파워를 바라보는 세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올해 5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42%가 중국에 "호감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52%에 비해 10%포인트가 떨어진 결과다.
영국인들도 2006년 중국에 호의적인 응답자가 65%에 달했으나 올해는 49%에 불과했다. 프랑스와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도 마찬가지였다. 독일 마샬펀드가 지난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미국인 54%와 유럽인 48%가 중국을 "투자나 시장개척의 기회가 되기보다 일자리나 경제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로 꼽았다.
올해 7월 미국 NBC방송과 월스트리트저널의 공동 여론조사에선 미국인의 65%가 중국산 식품을 불신한다고 답했다. 여론조사기관 조그비의 지난달 조사에서도 '미국이 중국산 제품의 위험성을 과장한다'는 중국 정부의 주장에 대해 응답자의 72%가 "믿을 수 없다"고 답해 안티 차이나 성향이 두드러졌다.
▽안티 차이나의 원인과 전망=전문가들은 중국이 국제무대에 적극 나섰지만 세계 여론에 무지한 정책을 펼침으로써 이같은 안티 차이나 현상을 낳고 있다고 분석한다. 경험이 부족한 중국 공산당 정권이 국익만 내세우며 환경이나 인권 등 세밀한 사안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이 석유자원 개발을 노리고 수단 정부의 다르푸르 학살 사태를 간접 지원해 국제적 비난을 산 것을 들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중국 정부도 점차 시민사회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스인훙(時殷弘) 런민(人民)대 교수는 원로 공직자들을 중심으로 국제적 여론에 대처하는 방법을 이해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지난주 남아공 주재 중국대사가 시민단체 '다르푸르 구호 연합'의 대표와 처음 회의를 가진 것도 변화의 한 양상으로 보인다. 이 단체는 평소 중국이 수단 정부를 지원하는 것을 강력히 비판해 왔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중국이 내년 베이징(北京) 올림픽을 앞두고 책임 있는 외교정책으로 신뢰를 회복해 근본적인 이미지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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