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이라크 또 ‘깜짝 방문’

  • 입력 2007년 9월 4일 03시 01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3일 예고 없이 이라크를 전격 방문했다.

미국과 함께 이라크전쟁을 주도한 영국은 이날 일부 병력을 남부 바스라 시 외곽으로 철수하는 등 조기 철군 움직임을 가시화했다.

이로써 2003년 3월 이라크전쟁 초기 굳은 동맹이었던 양국은 ‘마이 웨이’를 본격화했다.

부시 대통령의 예고 없는 이라크 방문은 2003년 11월, 2006년 6월에 이어 세 번째다.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을 출발한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예고 없이 이라크를 방문했다. 제프 모렐 미 국방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바그다드 서쪽 안바르 지역의 알아사드 미 공군기지에 도착해 ‘전시내각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 회의에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스티븐 해들리 국가안보보좌관, 윌리엄 팰런 중동지역 사령관 등은 물론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과 누리 알말리키 총리 등도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15일 의회에 대한 이라크전쟁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이라크에서 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하는 다양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외신들은 풀이했다. 회의를 연 안바르 지역은 미군의 작전이 큰 성과를 거둔 곳으로 미군이 집중 선전하는 지역이다.

한편 영국군은 2일 밤과 3일 새벽 어둠을 틈타 이라크 남부 바스라 시내 바스라궁에 주둔하고 있던 550명을 시외 바스라 공군기지로 철수해 본대에 합류시켰다. 이로써 바스라 공군기지가 영국군이 주둔하는 이라크 내 유일한 거점으로 남게 됐다.

영국 국방부는 올가을이 끝날 때까지 시내 치안 임무를 이라크군에 완전히 이양하고 연말까지 이라크 주둔 영국군을 현재 5500명에서 5000명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바스라 공군기지에 남는 영국군은 이라크군 훈련 등 측면 지원을 담당하고 필요할 경우에만 시내에 투입돼 군사작전을 수행하는 임무를 맡는다.

영국은 2월 토니 블레어 전 총리가 당시 7100명이던 이라크 주둔 영국군을 올여름까지 5500명으로 줄인다는 부분 철수 계획을 발표했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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