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도 될까?”… 지구촌 ‘푸드 워(Food War)’

  • 입력 2007년 7월 13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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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선진국을 비롯한 지구촌 곳곳에서 허술한 식품 안전 관리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면서 불량식품을 추방하기 위한 ‘푸드 워(Food War·음식과의 전쟁)’가 한창이다. 특히 교통과 기술의 발달로 음식의 세계화가 이루어지면서 식품의 안전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는 ‘우리는 바로 우리가 먹는 것으로 이루어진다(We are what we eat)’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음식은 문화의 초석이자 민족 정체성의 상징’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음식과의 전쟁엔 국경도, 민족도 없다.

▽중국발 식품 위기 몰려오나=중국의 불량식품 파동은 최근 자국 내에서도 커다란 문제로 대두됐다. 중국 베이징(北京)에서는 12일 골판지를 삶아 만두소에 넣어 판매한 업체가 적발돼 충격을 주었다. 관영 CCTV를 비롯한 중국 언론들은 이 업체가 버려진 종이상자를 물에 불려 만두소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이 업체는 실제 만두소로 속이기 위해 불린 종이를 가성소다로 표백하고 돼지고기향까지 첨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제조업자를 급습해 체포하고 다른 범죄가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앞서 11일 관영 차이나데일리를 비롯한 중국 언론들은 베이징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사먹는 가정용 생수의 절반이 가짜라고 폭로했다. 또 이날 무허가 급식업체에서 뇌물을 받고 오염된 음식을 학생들에게 먹인 초등학교 교장이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자국산 식품에 상당한 신뢰를 갖고 있는 미국에서도 중국산을 비롯한 수입식품의 안전에 대해 소비자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28일 새우 메기 등 중국산 수산물 5종에서 항생제와 불법 화학물질 등이 검출되자 수입 통제 조치를 취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10일 워싱턴포스트는 FDA가 중국 연구소의 식품 검역 결과를 치밀한 검토 없이 수용하는 관행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가품질감독검사검역위원회는 최근 미국 등에 식품을 수출하는 33개 식품회사에 수출금지 명령을 내렸다.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이들 업체 가운데는 한국과 유럽연합을 대상으로 식품을 수출한 회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생 선진국’ 일본도 위기감 고조=위생 문제에 엄격하기로 이름난 일본에서도 최근 부패한 식품을 속여 팔거나 원산지를 속이는 등의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홋카이도(北海道)의 육류가공업체 ‘미트호프’는 소시지와 햄 등에서 식중독을 유발하는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는데도 제품을 학교나 기업에 급식용으로 공급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2일 보도했다. 이 업체의 전 간부는 “세균이 적발돼 반품되면 다른 곳에 팔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홋카이도 지사 부속기관인 음식안전안심위원회는 10일 회의를 열고 식품 고발과 접수 관리 기관을 이달 내 일원화하기로 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일본은 지난해에도 오래 묵은 품질이 낮은 쌀을 후쿠이(福井), 니가타(新瀉) 등 유명 산지의 햅쌀로 속인 사건이 발생했다. 업자들이 산지를 위조해도 들킬 염려가 거의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농수산성은 조사한 쌀의 18%가 산지와 품종 등을 위조한 사실을 밝혀냈다.

지난해 2월에는 사이타마(埼玉) 정육업체가 쇠고기 산지를 위조하다 적발됐으며 6월엔 도쿄에서 브라질산 닭고기를 일본산으로 속여 표기한 사건이 발생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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