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참의원 선거마저 참패땐…”

  • 입력 2007년 7월 3일 03시 02분


지지율 28%까지 추락… 전문가 “44석 미달땐 퇴진 불가피”

29일 참의원 선거를 앞둔 아베 신조(사진·安倍晋三) 일본 내각의 지지율이 바닥을 모른 채 추락하고 있다.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이 지난달 30일부터 이틀 동안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 지지율은 각각 28%와 32%로 정권 발족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민당 내에서는 선거에서 ‘얼마나 크게 지면’ 총리가 퇴진해야 하느냐를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전 총리가 참의원 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사임한 1998년의 획득의석 수 44석을 고려할 때 이번에도 이 정도 수가 나올 경우 퇴진을 피할 수 없다고 분석한다.

지난해 9월 출범 당시만 해도 63%의 지지를 받아 전후 세 번째였던 내각 지지율이 사정없이 미끄럼을 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당초부터 아베 총리의 인기는 ‘기대+거품’에 따른 것이었을 뿐이라고 분석한다.

아베 총리가 처음 각광을 받은 것은 2002년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에 강경 대응을 주장하면서부터였다. 그는 신념 있는 정치인으로 부각됐고 귀공자적 용모 덕분에 여성 표도 끌었다. 무엇보다 큰 후광 효과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에게서 나왔다. 후임으로 젊은 정치인을 옹립해 개혁을 완수하려 한 고이즈미 총리가 그에게 힘을 실어 주었던 것.

그러나 고이즈미 전 총리가 국민의 마음을 흡인하는 미디어 정치를 구사한 반면 아베 총리의 수사학은 늘 모호했다. ‘개헌’과 같은 이데올로기형 이슈에 매달려 국민의 생활 속 요구를 뒷전으로 돌린 것도 민심 이탈의 요인이었다. 최근에는 연금 기록 부실관리 문제가 터진 데다 핵심 측근인 마쓰오카 도시카쓰(松岡利勝) 전 농림수산상의 자살 등 추문이 끊이지 않았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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