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부인의 내조 vs 루아얄 동거남의 외조

  • 입력 2007년 4월 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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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레이스 한편으로 ‘배우자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대결의 주인공은 니콜라 사르코지 대중운동연합(UMP) 후보의 아내 세실리아 씨와 세골렌 루아얄 사회당 후보의 동거남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당수. 두 사람의 내(외)조는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삼가면서 조용히 이뤄진다는 공통점이 있다. 각자 파트너의 약점 보완에 주력하는 모습도 공통된다.

세실리아 씨는 2005년 다른 남자와 살겠다며 사르코지 후보를 등졌지만 지난해 남편 곁으로 돌아온 뒤 선거운동에 적극 개입하기 시작했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그러나 세실리아 씨가 선거 캠프에는 나타나지 않아 ‘선거운동의 유령’으로 불린다고 1일 캠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홍보 전문가인 세실리아 씨는 젊은 층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 수립에 주력한다. 사르코지 후보가 강성 이미지 때문에 젊은 층에게서 반감을 사기 때문이다. 주로 젊은이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며 이들을 겨냥한 웹사이트도 만들었다.

이 때문에 세실리아 씨는 비공식 참모이면서도 ‘사르코지를 대통령으로 이끄는 관제탑’, ‘사르코지의 비밀무기’로 불린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올랑드 당수도 우파와 이념과 정책을 놓고 다투는 토론회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만 배우자로서 요란한 외조는 사절하는 모습이다. 얼마 전에는 루아얄 후보와 함께 사진을 찍자는 주간지 ‘파리 마치’의 요청을 거절했다. 측근들도 그에게 ‘나서지 말라’고 조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주에야 그는 처음 루아얄 후보와 함께 유세장 연단에 올랐다. 최근 두 사람의 불화설이 불거지자 이를 불식하기 위한 행동이었다. 올랑드 당수는 유세장에서 청중에게 루아얄 후보를 소개하며 그의 뺨에 입을 맞추기도 했다.

3월 초 루아얄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당내에서 루아얄 후보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그는 원로들을 겨냥해 “도대체 이길 생각이 있느냐”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루아얄 후보가 부드러운 이미지를 앞세워 유권자들을 공략하는 동안 좌파 내부를 단속하는 역할까지 맡은 셈이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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