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여성, 2004년후 미국 대거 유입…성매매특별법 부작용"

  • 입력 2007년 3월 20일 17시 48분


"성매매특별법이 충분히 숙성돼서 시행됐더라면 부작용이 적었을 것이란 점을 인정합니다. 공청회를 거쳐 충분히 의견을 수렴해 법개정을 추진하겠습니다."(윤원호 열린우리당 의원)

국회 여성가족위원회가 미국 내 한인 여성 성매매 실태조사 조사단을 구성해 파견했다. 윤원호 의원을 단장으로 김충환, 안명옥(한나라당), 김영주(열린우리당) 의원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15~20일 로스앤젤레스 워싱턴 뉴욕을 방문해 실태조사를 벌였다.

조사단은 19일 워싱턴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성매매특별법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법개정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미국 밀입국을 부추기는 인터넷 모집책에 의한 해외 성매매 알선범들에 형사처벌은 물론 여권 압수, 국적박탈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의원들이 제시한 미 국무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 2005년에 피난처(shelter)를 제공한 인신매매 피해 외국인 230명 가운데 한국인이 5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인신매매 피해자에는 노동착취 피해자도 포함돼 있으나 한국인은 대부분 성매매 여성으로 파악된다.

조사단은 "미 당국은 2004년 한국의 특별법 제정이 미국으로의 성매매 여성 대거 유입을 초래했는지, 즉 '풍선 효과'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를 갖고 있지는 않았다"며 "그러나 LA지역 교민들은 과거 성매매 업소의 한인 여성들이 30~40대가 많았으나 최근에 연령대가 낮아졌다고 입을 모았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또 관련 종사자들의 증언을 종합할 때 워싱턴 지역의 경우 마사지 업소 등 30~40개의 한인 성매매 업소가 있으며 업소 당 평균 4명 정도의 한인 여성이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들 성매매 여성들은 1~2달 집중적으로 하루 10차례 이상 남성들과 상대한 뒤 업소를 옮기거나 잠시 일을 쉬는 형태가 많다는 것.

또 최근에는 캐나다와 멕시코 국경을 통해 밀입국한 뒤 미국 주요 도시의 성매매 업소들로 흩어져 잠적하는 이른바 '산토끼'형 성매매 여성이 늘고 있다는 증언을 청취했다고 조사단은 밝혔다.

의원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구동성으로 "헌정사상 처음으로 원정 성매매 실태조사를 위한 국회 조사단이 구성됐다는 것 자체가 너무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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