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택대출 숨겨진 부실 세계 금융시장 ‘시한폭탄’

  • 입력 2007년 3월 12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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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의 부실이 미국을 비롯해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시한폭탄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 모기지 업체인 뉴센추리 파이낸셜의 주가가 지난주 파산 우려로 폭락하면서 그동안 우려됐던 모기지 부실이 가시화되는 상황. 그러나 월가는 모기지 부실을 경고하기는커녕 투자자를 오도해 상황은 ‘2000년 기술주 붕괴 직전’을 연상시킨다고 뉴욕타임스가 11일 지적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월가의 대형 투자은행인 베어스턴스는 1일 서브프라임 모기지(신용도가 낮은 차입자를 대상으로 한 고금리 주택담보대출)를 취급하는 뉴센추리에 대한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했다. 15달러에 이르던 이 회사의 주가는 이미 모기지 부실에 대한 우려로 3주 만에 절반으로 떨어진 상태였다.

베어스턴스의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뉴센추리는 지난주 대출 중단과 긴급 자금 지원 요청을 발표했고 주가는 다시 3.21달러로 폭락했다.

베어스턴스는 뉴센추리의 모기지 사업에 오랫동안 자금을 조달한 투자은행이다.

미국 주택시장 활황 덕분에 지난해 모기지 시장의 규모는 재무부 채권 시장보다 훨씬 큰 6조5000억 달러로 성장했다.

모기지 시장 자금 조달의 주역도 과거 상업은행 저축은행에서 월가의 투자은행으로 바뀌었다. 투자은행은 모기지 증권 유동화로 큰 수익을 올리면서 지난해 모기지 시장 자금의 약 60%를 조달했다.

이 신문은 7년 전이나 지금이나 월가는 자신의 수익 산업에 대해서는 위기에서도 긍정적 신호를 보내 투자자를 기만한다고 비판했다.

2000년 기술주 폭등의 수혜자였던 월가는 기술주의 거품을 무시했다. 미국 주식시장의 기술주는 갑자기 폭락했고 세계 주식시장의 기술주 연쇄 폭락을 몰고 왔다.

또 신문은 올봄이 지나도 주택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숨겨진 부실이 드러나 모기지 증권을 보유한 연금기금 등이 적자를 볼 수밖에 없고 이들이 모기지 시장에서 퇴각하면서 미국 경제 전체에 혼란을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전 비에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이사는 앞서 9일 뉴센추리의 주가 폭락에 대해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이 불러올 혼란은 이제 시작 단계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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