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은 군사기지 1000개 가진 대지주”

  • 입력 2007년 3월 7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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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군사기지 철폐하라” 남미 에콰도르 키토에서 5일 외국 군사기지 철폐를 위한 세계 대회가 시작됐다. 에콰도르 정부는 미국과의 만타 기지 사용협정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키토=EPA 연합뉴스
“외국의 군사기지 철폐하라” 남미 에콰도르 키토에서 5일 외국 군사기지 철폐를 위한 세계 대회가 시작됐다. 에콰도르 정부는 미국과의 만타 기지 사용협정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키토=EPA 연합뉴스
《미국 국방부는 전 세계 각 지역에 1000여 개의 군사기지를 가지고 있으며 연면적이 수백만 ha 규모여서 ‘세계 최대의 지주(地主)’라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5일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미국에서 ‘중국 위협론’이 다시 일고 있는데 대해 작심한 듯 ‘대지주’라는 용어를 써 가며 “미국이야말로 세계의 패권을 추구하는 나라”라고 역공했다.》

통신은 또 미국의 군사비 지출의 투명도가 낮다는 한 미국 학자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최근 중국의 군사비 지출이 투명하지 않다는 미국의 주장을 반박했다.

▽“미 국방부는 대지주”=미국이 최근 발표한 ‘군사기지 현황 보고’라는 자료에 따르면 미국이 세계 각지에 운용하고 있는 군사기지는 737곳에 220여만 평.

그러나 신화통신은 이는 정확한 수치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통계에는 2005년 이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설치한 106개의 미군기지가 빠져 있다는 것. 또 이스라엘과 카타르 키르기스스탄 우즈베키스탄에 있는 많은 군사 기지와 20여 곳의 터키 미군기지도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를 포함하면 미국의 해외군사기지는 1000여 개에 이른다고 신화통신은 강조했다.

미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해외의 미군기지 안에 있는 막사와 격납고, 병원 등 부대시설은 무려 3만2000개에 이른다. 해외 주둔 미군은 또 1만6000여 개의 부대 관련 시설을 현지 국가로부터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 주둔하는 미군 병사는 약 20만 명. 군속 역시 군인과 비슷한 약 20만 명이다. 또 미군부대에서 일하는 현지 고용원만 8만여 명에 이른다.

▽“군사 투명도 미국이 더 낮아”=통신은 군사비 지출 내용 등 투명도는 미국이 더 낮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특히 미국의 핵 프로그램과 핵무기 배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소속의 가장 친한 맹방에도 알려주지 않는 점을 들었다.

핵무기는 물론 군사기지, 함정, 잠수함 등 모두가 특수 비밀에 속한다. 이는 ‘전쟁 목적’이 아니라면 달리 해석할 방도가 없다는 게 신화통신의 주장.

미국은 최근 요르단과 시리아의 국경 부근에 은밀히 5000여 명의 미군 병력을 배치했다. 그러나 요르단은 자국 내에는 어떤 미군기지도 없다고 잡아떼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통신은 ‘제국의 슬픔’을 저술한 미국의 역사학자 차머스 존슨의 발언을 인용해 “전 세계에 배치된 미군기지가 도대체 얼마나 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또 “미국이 소련이 해체돼 무력을 사용할 이유가 없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독일과 이탈리아 일본 한국에 군사기지를 그대로 두고 있다”며 “1990년대 말부터는 기선제압을 위해 무력을 먼저 사용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공개적으로 제국주의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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