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유권자 25% “대선후보 모두 반대”

  • 입력 2007년 3월 2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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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장에는 나가겠지만 모든 후보에게 반대(Against all)할 것이다.”

대선을 12개월 앞둔 러시아에서는 이같이 응답하는 유권자가 여전히 많다. 지난해 선거용지에서 ‘모든 후보 반대’란이 없어졌음에도 현실 정치권 전반에 불신을 표출하는 유권자가 여전히 선거의 중요 변수인 점을 드러내는 셈. 이들은 후보자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과 명백히 구별된다.

지난주 러시아 여론조사 기관인 레바다센터가 대선 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가 19%로 선두를 달렸다. 2등은 16%의 지지를 받은 세르게이 이바노프 제1부총리.

그렇지만 ‘Against all’ 층은 응답자의 25%로 개별 후보자의 지지율을 압도했다. 후보자를 결정하지 않은 부동층은 20%로 조사됐다.

2000년 3월 러시아 대선 당시엔 ‘Against all’ 캠페인이 합법적인 선거 수단으로 투표율 향상에 기여했다.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사임 후 대통령 직무 대행으로 재직하며 대선을 준비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현 대통령이 가장 걱정한 것이 ‘선거가 무효로 선언되는 상황’이었다. 투표율이 50% 미만이면 선거를 다시 치러야 하기 때문. 당시 일부 지식인과 청년 유권자 등은 ‘Against all’ 성향의 계층을 설득해 투표를 포기하려던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들여보낼 수 있었다.

지난해 지방 의회선거에서도 ‘Against all’은 소수 야당의 선거 전략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 그러나 이 캠페인이 젊은 유권자 층으로 파고들자 러시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마침내 선거용지에서 ‘모든 후보 반대’란을 없앴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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