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습땐 이란 ‘테러 네트워크’ 가동”

  • 입력 2007년 2월 2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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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핵 활동 중단 시한을 넘긴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각에선 시점까지 못을 박아 ‘4월 공격설’까지 나온다. 딕 체니 미국 부통령도 24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며 군사공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마누셰르 모하마디 이란 외교차관은 25일 “유엔의 추가 조치가 있더라도 핵 작업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심지어 전쟁을 하게 되는 상황까지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란 INSA통신이 보도했다.

영국 공군의 폭격기 조종사 출신인 앤드루 브룩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연구원은 이란에 대한 실행 가능한 공군 작전을 정밀 분석한 글을 월드투데이 3월호에 기고했다. 미국도 이라크전쟁과 같은 지상군 침공은 배제하고 있다.

▽이스라엘 단독 공습은 불가능=이란의 핵 개발로 가장 위협을 느끼는 국가는 이스라엘이다. 이미 1981년 이라크의 오시라크 핵시설 공습에 성공한 일이 있는 이스라엘은 공공연히 ‘이란 핵 제거 작전’을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브룩스 연구원은 이스라엘 단독 작전은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이스라엘 장거리 폭격기의 주력인 F-16 구형모델은 작전 반경이 1360km에 불과하고 공중급유 능력이 없어 2100km 밖의 나탄즈 핵시설 공격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이란도 대비책을 마련해 왔다. 핵시설 10여 개를 이란 전역에 분산시켜 놓은 데다 지하 깊숙이 배치했다. 나아가 러시아로부터 S-300 이동식 대공 미사일과 토르-M1 단거리 대공방어체제를 핵시설 주변에 갖춰 가고 있다.

▽유일한 방법은 미군의 대규모 집중 공습=미국 국방부는 4, 5일에 걸친 광범위한 공습을 계획해 왔다. 인근 지역 공군기지들과 해상 항공모함 등 여러 방향에서 대규모의 집중 공습을 가해야만 한다는 판단이다.

선발 공격은 토마호크를 비롯한 순항미사일과 B-2, F-117, F/A-22 등 스텔스 기능을 갖춘 전폭기가 될 전망이다. 선발 공격으로 이란의 대공 방어망을 무력화한 뒤에야 다른 전폭기들의 벙커버스터(지하 군사시설 파괴용 고성능 폭탄) 공격이 이어질 수 있다.

핵심 타깃은 이스파한의 우라늄 변환 시설과 나탄즈의 우라늄 농축 시설, 아라크의 중수 생산 시설. 그러나 러시아가 건설 중인 부시르 원자력발전소는 외교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배제될 것으로 브룩스 연구원은 전망했다.

▽이란의 무기는 테러망 가동=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어떤 침략자든 손목을 잘라버릴 것”이라고 공언했다.

미국이 공격할 경우 이란은 우선 미사일로 중동의 미군 기지들을 공격하겠지만 미사일 보유량이 적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작 가공할 무기는 바로 전 세계의 테러 네트워크를 가동시키는 것. 미국과 이스라엘, 이라크 내의 미군과 영국군, 나아가 걸프 만의 석유 시설과 유조선을 공격할 것이며 실제상황이 벌어지면 오일 쇼크를 낳을 수 있다.

▽공습 시점은?=브룩스 연구원은 미국의 공격 감행 시점을 예단하지 않았다. 다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내 임기 내에 핵무기를 만들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해 왔지만 이란이 핵무기를 만드는 데에는 3년이 걸려 부시 대통령의 임기를 넘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습 작전의 궁극적 데드라인은 이란이 핵시설을 분산 위장하고 대공 방어체계를 완비하기 직전”이라고 덧붙였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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