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 알리려 절규하는 사이렌”

  • 입력 2007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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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온실가스 감축 촉구… 美 신중 반응
“개도국 산업화 막으려는 선진국 음모” 주장도

“지구 온난화를 부정하는 이들을 또다시 관에 넣고 못질을 가하는 것으로 이제 이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정말 끝났음을 보여주는 가장 권위 있는 내용이다.”

2일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보고서에 대해 데이비드 밀리밴드 영국 환경장관은 이같이 말했다. 다른 주요국 환경당국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히 환경단체는 미국을 포함한 선진국들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신속히 줄여 나갈 것을 촉구했다. 그린피스 관계자는 “이전 보고서가 잠을 깨우는 전화였다면 새 보고서는 절규하는 사이렌”이라며 “행동의 창이 빠르게 좁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기업들에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교토의정서 서명을 거부했던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백악관은 “이번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관한 가장 최신의 종합적 평가”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반응이 부시 행정부의 환경정책이 바뀌는 신호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한편 석유회사를 비롯한 업계의 반발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미국의 보수적 싱크탱크 미국기업연구소(AEI)는 보고서 발표 전 “기후변화 주장을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사람에게 1만 달러를 주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주요국 과학자들에게 발송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일 보도했다. AEI는 석유회사 엑손모빌의 재정 지원을 받는다.

경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국과 인도도 이 보고서가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중국은 이번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기후 변화를 경고하는 강한 표현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의 농업지도자 샤라드 조시 씨는 “선진국들이 불안을 조성해 개도국의 빠른 산업화를 막으려는 음모”라고 반발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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